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의 실익과 관련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3일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확인하는 것 외에 미국의 미·중 갈등만 증폭시키게 된 전략적 실패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미국 CNN은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행보 분석 기사에서 “과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추후 미중 관계에 미칠 결과를 인내할 만큼 가치가 있는 행보였는지 의문”이라며 “전략적 이익 없이 중국만을 자극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방문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시킨다면 그의 판단은 큰 착오”라며 “중국이 이번을 계기로 대만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면 계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을 통해 “외교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원칙과 실행을 위한 적절한 타이밍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대만 방문에서 미국의 원칙은 보여줬을지 몰라도 나머지 부분은 문제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WP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에 가할 장기적인 위협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대만 방문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지금 당장 방문하는 것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우려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순방이 결정된 후 백악관은 의장 개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당초 4월로 예정했던 아시아 순방 계획과 달리 11월 중간선거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당대회 사이의 대만 방문은 미·중 간 정치적 부담만 키우게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만 방문으로 점화된 동북아 역내 긴장감이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NYT는 “중국은 2017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이후 경제 보복을 취한 바 있다”며 중국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계기로 한·미·일 가운데 약한 고리인 한국의 이탈을 꾀하려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