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야구공 크기의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발생한 가운데, 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와 일행들이 우박이 강타하는 차 안에 갇혀 공포에 떠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지난 1일(현지시각) 저녁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주 레드디어 인근 고속도로 위에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차를 몰아 우박 폭풍을 빠져나갔겠지만 이번엔 사정이 달랐다. 어른 주먹만 한 우박이 떨어져 사정없이 차를 강타한 것.
당시 SUV 차량에 타 있던 지브란 마르퀴스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우박이 차체를 때리는 소리가 ‘쿵쿵’ 울리는 가운데 앞 유리가 야구방망이로 내리친 것처럼 금가기 시작한다. 심지어 뒷좌석 유리창은 이미 날아온 우박에 뚫려 구멍이 난 상태였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갓길에 차를 세운 뒤 유리창 파편에 다치지 않도록 서로 끌어안고 최대한 머리를 웅크리는 것뿐이었다. 뒷좌석에 있던 마르퀴스는 운전석에 탄 일행이 창문을 가릴 수 있게 백팩을 건네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멍났던 유리창마저 우박에 맞아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유리 파편과 얼음조각이 뒤섞여 차 안으로 튀자 겁에 질린 일행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우박 폭격’은 17분 동안이나 계속됐다고 마르퀴스는 전했다.
간신히 우박이 그친 뒤 마르퀴스가 차 밖으로 나오자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랐게 갰다. 우박에 강타당해 여기저기 파인 차체와 박살 난 유리창만이 아까의 악몽을 떠오르게 했다.
그나마 다행히도 차에 타 있던 일행이 유리창 파편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 또한 같은 도로에서 우박 폭풍을 겪은 차들도 차량파손 외에 심각한 인명피해가 보고되진 않았다.
한편 트위터에 공개된 사진들에 따르면 이날 앨버타주에 떨어진 우박은 어른 주먹만 한 직경 10cm에서 포도알 크기까지 다양했다.
캐나다 환경청은 이 폭풍이 앨버타주를 거쳐 중부 서스캐처원주까지 강타했으며, 이로 인해 새스커툰 등 폭풍 경로에 있던 도시 곳곳에 도로 침수와 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