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파로 중국이 무력시위에 이어 군사대화 및 기후 문제 등 협력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미국 군 당국에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5일 유엔본부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 일환으로 열린 ‘미국 핵정책 고위급 브리핑’에서 “성숙하고 책임 있는 핵보유국은 긴장 고조의 한복판에서 군 대 군 대화를 차단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지난 2일 대만을 방문하자 무더기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에 나선 데 이어 이날은 미국과 전구사령관·국방정책조정 등 군사 대화 및 초국가적 범죄 퇴치, 마약 통제, 기후 변화 등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칼 차관은 “우리는 긴장이나 경쟁이 고조돼 충돌로 휘말리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확실히 추구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의사소통의 오류나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런 취지로 “공개된 소통선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좋은 소식은 중국이 핵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책임 있는 핵보유 국가라면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차단하지 않는다며 “이는 오해와 오산의 전망을 키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칼 차관은 아울러 현재 상황을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과는 달리 ‘만들어진 위기'”라고 칭하고, “그들(중국)은 군 대 군 대화를 차단함으로써 그들 관점으로는 미국에 벌을 주고자 한다”라고 했다. 다만 “나는 이게 (미국 입장에서) 처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칼 차관은 “나는 이를 무책임한 움직임이라고 본다”라며 “우리에게는 우리(미·중) 양자 관계와 세계 나머지 지역에 이런 소통선을 열어둘 책임이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브리핑에 참석한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 역시 “오산의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어떤 종류의 대화를 수립하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콜 차관은 이날 “오늘날의 안보 환경은 냉전 종식 이후 어떤 때보다도 도전적이고 틀림없이 더욱 복잡하다”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 위협, 중국의 급속한 핵무기 확장·현대화·다변화, 이란의 핵합의 복귀 거부,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 등을 거론했다.
콜 차관은 “이 모두가 안정과 안보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하며, 이는 미국 혼자 해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핵전쟁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핵 억지력의 중요한 역할, 그리고 대화와 소통, 투명성의 동등한 중요성을 인지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과의 향후 핵 논의와 관련, “중국은 숨 막힐 정도로 핵 역량을 확장 중”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의 전략안정대화에 열려 있다”라며 “군축 관련 대화를 시작하는 데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핵무기 및 다른 전략 무기에 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