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마누엘 메리노 임시 대통령이 15일 사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취임한 지 단 5일만이다.
마틴 비즈카라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혐의로 탄핵된 뒤 페루 전국에서 격렬한 폭력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가까지 발생하자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이날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비즈카라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폐루 의회의 의장이었으나 탄핵 직후 임시 대톨령에 임명됐다.
CNN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시작돼 수도 리마를 비롯해 페루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폭력 시위사태로 14일까지 2명이 사망하고 9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번 시위는 비즈카라 전 대통령 탄핵에 항의하는 시위로 시위대와 야당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의회의 이번 탄핵을 의회 쿠데라라면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호르헤 뮤노즈 리마 시장 등 유력인사들도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일주일째 메리노 임시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항의시위 행렬에 가세했다.
이날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자신의 사임과 함께 내각 총사퇴를 권고했으나 권력공백상태를 우려해 현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내각 장관들은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퇴소한 8명의 장관들이 16일까지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노 임시 대통령이 사임하자 페루 국회는 즉시 임시 회의를 소집해 차기 임시 대통령 임명 논의를 시작했다.
페루의 대통령 선거는 내년 4월 예정되어 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비즈카라 전 대통령은 임시 대통령의 사임 소식에 의회 대신 대법원이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비즈카라 전 대통령은 의회를 “지난 5일간 페루를 마비시키고 사망자를 발생하게 한 정치적 위협에 우리를 밀어 넣은 당사자”라 칭하며 “이들에게 해결책을 바랄 순 없다”고 비판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수년 전 주지사 시절 두 건의 건설 계약을 용인하는 대가로 63만 달러 뇌물을 받은 혐의로 탄핵 됐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부패 척결 운동에 앞장 서온 개혁적인 인물로 평가돼 지지층의 결집도가 상당하다. 의회가 그를 탄핵하고 임시 대통령을 임명하자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쿠데타’로 규정하고 연일 항의하고 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