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내 최고(最古)의 문자로 평가받던 야요이 시대(조몬 시대 이후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 유물의 글자 성분이 유성펜과 일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된 시마네현 마쓰에시 다와야마 유적 출토품의 글씨 성분을 나라현립 가시하라 고고학연구소 등이 분석한 결과,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유성펜의 흔적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출토품은 길이 9㎝, 폭 7.5㎝, 두께 1.5㎝ 석제품으로, 2005년 조사 당시 보고서에서는 숫돌로 추정됐지만, 2020년에 후쿠오카시 매장문화재과 구즈미 다케오 주사는 사용 흔적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먹으로 쓰여진 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뒷면 중앙 부근에 두 개의 검고 희미한 선을 놓고 기원 전후의 예서체로 보고 ‘자(子)’ 등 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학회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석제품을 소유한 마쓰에시는 문자를 검출하는 데 사용되는 적외선 촬영 등을 했지만 묵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전자현미경을 통한 관찰에서도 먹에 특징적인 형태의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나라현립 가시하라 고고학연구소 오카미 도모노리 선임연구원이 나라첨단과학기술대학원과 협력해 특수한 빛을 비추고 산란된 빛의 강도 분포(스펙트럼)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물질의 정체를 확인하면서 발견됐다. 현재 시시판중인 먹이나 유물 보존에 쓰이는 약품 등과 비교했더니 스펙트럼이 맞지 않았지만, 유물 정리 작업 등에 흔히 쓰이는 유성펜과는 일치했다.
마쓰에시 매장문화재조사과 담당자에 따르면 석제품 정리 작업 중 출토 지점을 팻말에 유성펜으로 적어 유물 정리를 하고 있었다. 시는 앞으로 대학 연구자에게 분석을 더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미 연구원은 “발굴 조사 후 정리 작업 때 잘못 붙은 유성펜 흔적이라고 생각된다”며 유물의 성격에 대해서는 “성급한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묵의 가능성을 지적했던 구즈미 주사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과학적 절차를 밟고 있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재분석 등으로 현대 물질로 확정되면 (문자라는) 견해는 완전히 철회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 취재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