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길게 줄을 서 기다리던 마루가메 우동 집을 발견했다. 어찌나 줄이 길던지 당시에는 맛집 개념도 크게 있지 않았던 터라 굳이 줄서서 우동을 먹을 만큼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았다.
하와이 일정을 마치고 시간이 남았던 우리는 마루가메 우동집의 줄이 길지 않음을 발견하고 마치 이번이 기회인 듯 점심을 배불리 먹었음에도 2차 점심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서브웨이 처럼 페스트푸드 같은 형식으로 우동을 주문하고 갖가지 사이드를 고를 수 있었다. 당시 5명이었던 우리 일행은 다양한 우동을 맛 보고자 5개의 다른 우동과 추가로 2개를 더 주문해 모두 7개의 우동을 맛봤다. 미안하지만 다 별루였다.
쫄깃하다고 그래서 유명하다던 마루가메 우동의 면발은 우동 좀 한다는 집의 그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고, 간장국물은 말 그대로 간장국물, 심심한 국물은 말 그대로 심심한 메뉴의 설명과 전혀 다르지 않은 상상하면 먹고 싶지 않은 그런 맛이었다.
하와이에서 그렇게 작별인사를 했던 마루가메 우동 전문점이 LA 인근에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쇼핑몰 푸드 코트에도 자리했고, 작은 오사카라 불리는 웨스트 LA, 소텔에도 입점했다. 문전성시를 이루더니 금방 인기는 사그러들었다. 사람의 입맛은 비슷한 가 보다.
전문스러운 인테리어로 큰 관심을 끌었지만 전문스럽지 않은 종업원들의 근무태도와 식어버리거나 형태가 변한 사이드 음식들(튀김, 스팸무수비, 삼각김밥 등). 사람의 손으로 치대는 반죽과는 다른 쫄깃할 것 같지만 면의 끊어짐은 쫄깃하지 않은 그런 면. 기계 반죽이거나 대량생산으로 인한 숙성의 차이일려나? 고집스럽게 체인 양산법을 따르지 않고, 한 군데서 우동 전문점을 경영하는 집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 다른 맛이다. 물론 마루가메가 저렴하기는 하다.
하지만 마루가메에서 간단한 한끼 식사라고 하기에도 이것저것 사이드 메뉴를 추가 하다보면 가격이 꽤 된다. 그들의 진열 방식이 사이드를 잡을수밖에 없게 만들어놨다. 외관에 혹해서, 이름에 혹해서(찾아보니 마루가메제면이라고 나름 유명한 체인이었다) 줄 서 있는 사람들에 혹해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한끼 식사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