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마르티네스 의장이 다른 히스패닉계 의원들과 인종차별적 발언과 거친 욕설을 한 녹취기록이 공개된 후 10일 의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9일자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부끄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사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내가 하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한 보상의 기회를 달라. 그래서 LA시의회 의장직을 오늘 사임한다”고 그는 밝혔다.
녹취된 마르티네스의 대화 중에는 백인 시의원 마이크 보닌이 자신의 어린 흑인 아들을 마치 ‘악세사리’취급하면서 그 애가 ‘원숭이새끼’처럼 행동한다고 욕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게다가 보닌의원을 “개X”라 욕하고 멕시코와 한인들이 많이 사는 이웃 지역에 대해 “새카맣고 키가 작은 사람들이 많다”는 등 인종차별적 비아냥도 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마을에서 왔는지, 어떻게 여기 도착했는지 모르지만 모두 추하게 생겼다”고도 했다.
이런 발언의 녹취록은 시장과 시의회 몇 석을 선출하는 중간 선거를 불과 몇 주일 앞둔 시점에서 이 지역 정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보닌 시의원과 남편 션 아리안은 성명을 발표하고, 마르티네스 의장과 다른 의원 2명의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 그들은 “녹음된 대화 전체를 볼때 추악한 반흑인 정서와 흑인들의 LA의회 진출을 약화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대화는 2021년 10월에 녹음된 것으로 이 대화에 가담한 사람은 길 세디요, 케빈 드 레온 시의원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노동연합의 론 헤레라 회장 등이라고 LA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녹취록은 거의 한 시간 길이로 지금은 자격이 정지된 사용자가 레디트에 게시해 놓았다. 누가 이 대화를 녹음했는지, 그 밖에 누가 함께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마르티네스는 이 대화 녹취록이 LA타임스 온라인 판에 게재된 이후 사과 성명을 냈지만 의장직 사임이 의원직 사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이민 노동자 집안의 딸로 ‘유리 천정’을 깨고 성공한 여성으로 꼽히는 마르티네스는 2013년 시의원에 당선되었으며 2020년 라틴계에선 처음으로 시의회의장에 선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