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에 치르게 될 영국 찰스 3세의 대관식에서 커밀라 왕비는 여왕의 왕관에 박힌 다이아몬드 때문에 왕관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이 보도했다.
몇 년 전, 찰스 왕의 대관식 관한 논의를 진행했을 때 왕실 내부에서 커밀라 왕비가 여왕의 왕관을 착용하게 될 것이라고 잠정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서거 후 영국 왕실 소유인 코이누르 다이아몬드가 다시 화제가 되면서 왕관 착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도, 파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당국이 왕관 정면 십자가에 박힌 105캐럿짜리 다이아몬드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미 1976년에 인도의 코이누르 다이아몬드 반환 요구를 거절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추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소유권 분쟁으로 인해 내년에 커밀라 왕비가 대관식에서 왕관을 쓰기 어렵다는 게 왕실 입장이다.
왕관에 박힌 거대한 다이아몬드는 분리 가능한 백금 틀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왕관 착용 전에 제거될 수도 있다. 아니면 왕비가 이 왕관이 아닌 더 단순한 디자인의 왕관을 착용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컷 다이아몬드 중 하나인 이 코이누르 보석은 시크 왕국의 마지막 황제인 듈립 싱이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왕대비를 위해 만들어진 이 영롱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은 빅토리아 여왕의 왕관에 있던 보석들을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2800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코이누르 다이아몬드가 정확히 어디에서 왔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35년 이상 인도에서 보관된 후 1849년에 영국의 손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01년 이 다이아몬드는 빅토리아 여왕이 죽은 후 에드워드 7세의 아내 알렉산드라 왕비의 왕관에 놓였다가 1911년 메리 여왕의 왕관으로 옮겨졌다.
그 후 1937년, 엘리자베스 왕대비의 대관식을 위해 여왕의 왕관에 박았다.
왕관은 현재 런던탑의 보관실에 전시되어 있다.
보관실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었고 찰스 왕과 그의 고문들은 모두 이런 문제에 민감하다. 그 지역들, 특히 인도와 관련해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하며 긴장감도 팽팽하다”고 전했다.
버킹엄 궁전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찰스 3세의 대관식은 내년 5월 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찰스 3세의 대관식 시간은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보다 3분의 1이 줄어들어 1시간 동안 진행될 계획이며 현대 영국 모습을 반영할 것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