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을 이끈 SM엔터테인먼트 창업주 겸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퇴진한 것을 두고 SM 내부에서 일부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이에 대해 재반박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회사 미래를 위한 결정에 뚜렷한 비전 없이 어깃장을 놓는다는 지적이 중론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M 소속 배우 겸 가수이자 SM의 자회사 ‘SM C&C’의 사외이사인 김민종은 전날 새벽 SM 전사메일을 통해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최근 SM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가 발표한 ‘SM 3.0’에 대해 비판했다.
두 대표의 발표 내용으로 임직원과 소속 아티스트가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창업주와 소통해서 나온 결과가 아닌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일방적인 작별이라고 토로했다. “SM을 위해서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감각이 필요하고, SM 창업과 발전에 일생을 바친 이수만 프로듀서를 예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두 공동 대표는 이수만 창업주와 인연이 깊다. A&R에서 능력을 발휘해온 이 대표는 이 창업주 처조카이다. 2001년 SM에 공채 입사한 탁 대표는 매니저로부터 출발해 이 대표와 오래 함께 하며 대표까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김민종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SM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공동대표의 발표 내용에 대한 지지와 함께 김민종에 대한 비난 등이 담긴 글을 다수 올렸다. 김민종의 메일이 오히려 직원들의 불쾌감만 높인 꼴이 된 셈이다.
SM 직원들은 김민종에 대해 “직원들이 매일 매일 어떤 일을 겪고 참으면서 버티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 같다”고 토로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이수만 선생님, 손뼉 칠 때 멋있게 떠나달라” 등의 요청글도 눈에 띄었다. 이수만 창업주가 거둔 성과를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지금 이 창업주가 퇴진하는 것이 그와 회사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창업주는 SM 내에서 프로듀싱을 감당하지 않더라도 K팝 업계에 기여할 바가 많은 인물이다. 향후 K팝 전도사로서 대외적인 활동에 대한 역할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이럴 때만 회사 팔지 말라” “충격 받은 직원과 아티스트가 누구냐” “직원들 흔들지 말아라” 등 김민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을 한 글들도 눈에 띄었다.
최근 SM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뒤 ‘SM 3.0’을 기점으로 직원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나아가고자 하는 상황에서 김민종이 상당수의 SM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SM 3.0에 대해 대중과 업계 그리고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3.0엔 멀티 제작센터, 레이블 체제 등을 포함한 회사 조직의 효율성을 꾀하는 변화가 담겼다. 주가 역시 이날 오후 12시 기준 SM 3.0을 발표한 지난 3일 종가 9만1000원보다 1.21% 상승한 9만2100원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