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업체 체리(Chery)가 후난성 장자제 톈먼산의 명물인 999계단, 이른바 ‘천당의 계단’ 등반 퍼포먼스를 시도하다가 중도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극한 환경에서의 차량 성능을 과시하려던 마케팅 이벤트는 오히려 안전성과 기술 신뢰성 논란을 불러오며 체리 브랜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남겼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11월 12일. 체리의 소형 SUV ‘풀윈 X3L’이 계단을 오르던 중 중간 지점에서 갑자기 구동력을 상실했고, 차량은 계단 위에서 그대로 뒤로 밀리며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당시 현장 영상은 중국 SNS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무리한 퍼포먼스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체리 측은 사고 원인으로 “안전 로프 고정 지점이 이탈하면서 로프 일부가 차량 우측 바퀴에 걸려 구동력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손상된 계단과 가드레일은 전액 복구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랜드로버는 성공했는데… 비교가 낳은 역풍
‘천당의 계단’은 과거 랜드로버가 벨라 SUV로 성공적인 등반 퍼포먼스를 펼쳐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장소다.
이번 이벤트는 체리가 그 장면을 재현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뚜렷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흘렀다.
특히 돌계단이 좁고 경사가 극단적으로 가파른 구조임에도 충분한 안전 계획 없이 이벤트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관광지에서의 무리한 마케팅 쇼”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차량 성능 문제가 아니라 기획·안전관리·리스크 평가 전반의 실패라고 지적한다.
전시차량이 극한 환경에서 성능을 증명하려면 공공장소가 아닌 통제된 시험시설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도 타격이 예상된다. 체리는 최근 수출 확대를 목표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가 “과도한 퍼포먼스 중심 전략”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고 이후 중국 내에서는 관광지에서 진행되는 자동차 브랜드 이벤트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관광객 유동량이 많은 명소에서 차량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잠재적인 위험 요소라는 지적이다.
체리자동차의 ‘천당의 계단’ 도전은 기술 홍보를 위한 이벤트였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 신뢰성 하락을 불러온 사례로 남았다. 체리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어떻게 강화할지가 향후 시장 주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천문산의 ‘천당 계단’ 길이는 약 300m이며 높이는 150m로, 총 999개의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