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제국에 맞선 저항군들의 이야기 영화 ‘스타워즈’는 마치 250년 미국의 건국 신화를 연상케한다. 대영제국에 대항해 독립된 후, 연이는 영토확장으로 이룩된 미국은 근세에 들어서 히틀러 제국, 일본제국, 소비에트 연방 등 여러 제국주의에 맞서 싸워왔다. 해서 자신들의 역사를 반(反)제국주의 역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미국의 역사는 새로운 땅을 만들어 가는 개척의 역사다. 1607년 영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개척해 식민지로 만든 버지니아를 시작으로 후속 식민지들이 차례로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13주가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테네시주를 시작으로 동부 여러 곳이 주로 편입됐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영토 확장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루이지애나 지역대 매입이다. 1803년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이곳을 프랑스로부터 1500만달러에 사들이면서 미국의 영토는 갑자기 무려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는 그의 비서였던 루이스와 클라크 탐사원정 팀은 로키산맥을 넘어 태평양에까지 이르렀다.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플로리다를 매입하고 1830년 인디언 추방법에 따라 인디언들은 서부로 추방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4천 여명의 인디언들이 목숨을 잃었다. ‘눈물의 길’이라는 비운의 흑역사다.
이후 멕시코의 영토였던 텍사스는 그곳에 살고있던 미국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독립공화국을 세운 후 멕시코와의 전쟁에 승리한 미국이 병합하고 이어 캘리포니아도 얻어냈다.
그리고는 멕시코령인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남부를 1,000만 달러에 샀고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720만달러에 사들였으며 마지막으로 태평양의 독립군주국이었던 하와이를 점령해 합병했다.
이로써 본토와 알래스카, 하와이 등 50개 주로 구성하게 된 미국은 이외에도 푸에르트리코, 사모아제도, 웨이크섬, 괌 섬과 캐롤라인 제도 등의 해외속령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동등한 지위를 갖고 편입된 주(州)가 있는가 하면 군사적 필요에 따라 미국령에 포함된 많은 섬들 중에는 미국 본토와 다른 법이 적용되기도 한다.
특히 괌과 푸에르토리코 같은 곳에선 시민권은 있어도 대통령 투표권은 없는 것 때문에 독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치적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예전의 열강 제국시절과 같은 식민지배를 하지 않고 철수했다해도 여전히 식민지 시대의 일부 영토들을 점유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모든 나라가 보유하는 기지가 30여개인데 비해 미군기지는800개가 넘는다.
여담이지만 알래스카를 매입한 당시 국무장관 수어드 (William H. Seward)는 그린랜드(Greenland)와 아이슬란드도 사려고 했고 캐나다마저 미국에 편입시키려 했던 인물이었다.
헌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며 캐나다 수상을 조롱하더니 급기야 그린랜드와 파나마 운하 마저 미국 것으로 하고 싶다며 군사력 위협의 뉘앙스를 주는 언질도 마다않고 있어 해당 국가들의 속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를 두고 NYT는 ‘스페인 전쟁에서 이겨 필리핀을 식민지로 얻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팽창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세계 최대 군사력을 이용해 부동산 개발업자의 본능을 반영한다’고 했다.
파나마 운하를 건설해 영구적 통제하는 권한을 얻어냈던 인물이 바로 루스벨트였는데 후에 카터행정부 때 넘겨주었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랜드는 러시아, 중국 등과의 사이에서 군사적 요충지로서 가치가 높은 곳으로 미국은 이미 1951년 공군기지를 만든 바 있다.
그러니 과연 미국이 제국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트럼프의 제국주의식 행보는 그가 미식축구에 잠재해 있는 미국인의 땅따먹기 DNA와 부동산 개발업 본능의식의 발로로 제2의 제퍼슨, 제2의 수어드를 꿈꾸는 것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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