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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타임스케치] 교도소는 사회의 거울: 미국 교정제도의 민낯

노예제 잔재와 민영화의 그늘 속에서 재범률 68%

2025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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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칼럼니스트

넬슨 만델라는 ‘한 사회를 평가하려면 그 사회의 감옥을 보라’고 했다. 감옥은 단순히 범죄자를 가두는 공간이 아니라, 그 사회의 인간관, 정의, 그리고 가치관을 드러내는 거울이란 뜻이다.
미국의 교정제도는 노예제의 잔재와 깊이 얽혀 있다. 1865년 남북전쟁 후 제13차 수정헌법으로 노예제가 폐지되었지만, ‘범죄에 대한 처벌로서의 강제 노동’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은 노예제의 연장선으로 흑인 공동체의 대규모 수감을 가능케 했다.

오늘날에도 미국 감옥은 여전히 불평등의 대상이다. 통계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은 백인과 동일한 범죄를 저질러도 더 긴 형량을 받는다고 한다. 더구나 20세기 ‘범죄와의 전쟁’과 ‘마약과의 전쟁’은 가혹한 형벌과 무기징역을 초래하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여기에 민영 교도소의 등장이 더 문제가 됐다. 민영 교도소는 수감자 수를 늘려 이익을 추구하며 과밀 수용, 부실한 의료, 장기 독방 등 인권 문제로 논란을 낳은 거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수감자의 약 25%인 200만 명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감률이다. 그러다 보니 시설 부족으로 일부 주에서는 죄수 수출까지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변호사의 질이 달라져 판결의 공정성도 흔들리고 판결의 유불리가 갈리기도 하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도 낳는다. 그러니 감옥은 빈곤, 정신질환, 중독 문제를 해결할 복지 제도의 대안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가두는 공간으로 된 셈이다. 이러한 열악한 수감 환경은 재범률을 높이며 2020년 기준 미국의 재범률은 약 68%에 달한다고 한다.

반면, 노르웨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감옥을 처벌의 장이 아닌 사회 복귀의 공간으로 본다. 이들 국가의 감옥은 사회와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며, 수감자는 개인 방, 주방, 운동장 등을 이용한다. 교육과 직업 훈련, 가족 접촉도 재활의 요소로 간주된다.

시에라 주립 교도소[위키매피아 자료사진]
교도관은 감시자가 아니라 상담자나 멘토로서 수감자와 신뢰 관계를 쌓는다. 형량은 짧고 재범률은 낮은데 일례로 노르웨이의 재범률은 약 20%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유럽의 교정 철학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으며 국가 폭력의 위험성을 깨달은 역사적 경험과 인권 및 복지 중심의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범죄자는 사회에서 제거해야 할 위험 요소가 아니라 회복 가능한 시민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2015년 유엔은 ‘넬슨 만델라 규칙’을 통해 피수용자 처우의 최소 기준을 정했다. 이 규칙은 인간 존엄성 보장, 고문 및 장기 독방 금지, 의료와 재활 보장이 포함된다. 헌데 유럽은 대체로 이 기준을 충족하지만 미국은 장기 독방, 부족한 의료, 과밀 수용, 민영 교도소의 이익 우선 구조로 인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는 미국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ICE(이민세관집행국) ‘처리센터’에서 수감자들은 열악한 위생, 부실한 식사, 제한된 의료 서비스를 경험했다고들 한다.

헌데 ICE 구금시설은 구치소가 아니라 처리센터로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체류 신분과 혐의 등을 조사하고 처리 방침을 결정할 때까지 대기하는 장소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비범죄자에 대한 처우면에서 넬슨 만델라 규칙과도 상충한 셈이다.
사회가 감옥을 통해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지는 결국 그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넬슨 만델라 규칙과 유럽의 사례는 그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궁극적으로 처벌과 재활 사이의 균형에서 감옥을 어떻게 꾸리느냐가 어떤 사회로 나아가는 지를 말해줄 것인데 미국은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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