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운동에 앞장서 온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1933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소년시절에 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정국을 경험하며 역사공부에 뜻을 두게 돼 고려대 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 재학 중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했고 1967년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1970년대에는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논설문을 써 현실비판적 지식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광주항쟁 직후 항의집회 성명서 작성과 김대중으로부터의 학생선동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구금돼 1980년에 해직됐으나 4년 만에 복직해 근현대사 연구와 저술 활동을 활발히 이어갔다.
월간 ‘사회평론’과 계간 ‘내일을 여는 역사’를 창간한 발행인이며 상지대 총장, 국가기록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분단과 통일을 주제로 한 학술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1999년까지 한국근현대사 연구와 저술 활동을 통해 진보적 민족사학의 발전에 힘을 쏟았으며 2001년 상지대학교 총장을 맡아 학교 운영 정상화와 학원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 김대중정권부터 노무현정권까지 약 10년간 통일고문을 역임하기도 했다. 1978년 대표작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을 비롯해 ‘한국근대사’, ‘한국현대사’ 등 180여권의 저작을 남겼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30분, 장지는 경기도 청아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