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이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Giza)의 평원에 솟아있는 4500년 전 고대 유적인 피라미드를 화강암 블록으로 덮는 복원 공사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그러나 영상이 공개된 후 복원이 아니라 훼손하는 것이란 논란이 일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무스타파 와지리(Mostafa Waziri)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SCA) 위원장이 SNS에 올린 영상에 대해 보도했다.
영상엔 피라미드의 밑부분에 화강암 블록을 설치하는 작업자들의 모습과 작업 과정을 설명하는 와지리 위원장의 모습이 담겼다. 원래 피라미드는 화강암으로 덮여 있었지만 오래 세월이 흐르면서 떨어져 나갔다. 이번 공사는 화강암층을 재구성함으로써 원형을 복원하려는 목적이다.
공사는 3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와지리 위원장은 이 공사를 “21세기에 이집트가 세계에 선사하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와지리는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이집트·일본 공동 팀의 수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상이 공유되자 복원이 아니라 훼손하는 것 같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피사의 사탑을 펴는 계획은 언제 진행하나요?”라며 비꼬았다. “피라미드에 타일 대신 벽지를 붙이는 건 어떠세요?”라는 댓글도 있었다.
전문가도 비판을 날렸다. 이집트 고고학자인 모니카 한나는 “불가능하다!”면서 “이집트는 어처구니없는 문화유산 관리를 언제 그만둘 건가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데일리메일은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이집트에선 문화유산 보존 문제가 자주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다”고 전했다. 최근엔 지난 2021년 보수공사가 완료된 알렉산드리아의 아부 알 압바스 알 무르시 모스크(Abu al-Abbas al-Mursi mosque)가 전통적인 색상 대신 다른 색으로 칠해졌다는 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