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아침이슬’ 中)
한국 포크와 싱어송라이터의 시작점인 김민기(73) 전 학전 대표가 영면에 들어간다. 24일 오전 8시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발인식이 엄수된다.
고인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근 대학로 아르코꿈밭(옛 학전 자리)으로 이동해 10여분 극장과 마당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후 천안공원묘원에서 영원히 잠들게 된다.
김민기는 ‘아침이슬'(1970)을 시작으로 담백한 멜로디, 시적인 노랫말, 시대에 대한 통찰 등으로 한국 포크의 시발점으로 통한다. 노랫말과 멜로디를 같이 만들고 노래도 동시에 부르는 국내 싱어송라이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1990년부터 뒷것을 자처하며 노래를 부르는 일이 거의 없었다. 1993년 네 장짜리 전집을 냈는데, 이 음반 계약금을 선불 받아 1991년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했다.
문화예술계 못자리가 된 학전은 김광석 1000회 공연, 뮤지컬 ‘지하철 1호선’ 4000회 공연 등 새로운 소극장 문화를 만들었다. 없는 살림에 배우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계약서를 썼다. 적자가 나도 수준 높은 작품을 계속 선보이며 어린이·아동극 지킴이로 통했다. ‘아침이슬’보다 그는 더 맑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지난 33년간 한국 대중문화사에 크고 작은 궤적을 만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