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앉아”, “기다려”, “코!”
우리는 반려견에게 수많은 행동을 훈련하고 주문한다. 그러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경우, 반려견의 뇌에 들어가고 싶어진다. 도대체 지금 반려견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계 최초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기술을 활용해 개의 뇌 활동을 측정한 연구를 담은 책 ‘개의 뇌과학’이 출간됐다.
저자는 뇌과학자이자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정신의학과 신경경제학을 가르치는 그레고리 번스 교수다.
책은 fMRI를 통해 개의 동기 부여와 감정, 기억 방식 등을 연구한 ‘도그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다. 책은 현지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선정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가 개의 뇌 활동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하루는 연구실의 한 팀원이 개를 무서워하고 소리를 지르자, 고성에 반응한 개의 움직임을 보고 뇌 구조를 알고 싶다는 동기가 생겼다.
저자는 앞서 인간의 뇌를 같은 기술로 인간 자아를 밝혀낸 것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동물 뇌과학을 연구한 저자는 사랑에 대한 개와 인간의 뇌 반응이 얼마나 유사한 지를 분석한다. 저자는개가 MRI 기기에 들어가고 소음에 적응하는 훈련부터 촬영에 익숙해지는 과정까지 실험 단계를 세세하게 묘사한다.
연구 과정에서 개가 사람의 칭찬, 냄새, 언어 신호에 반응할 때 도파민 수용체가 풍부한 뇌 영역이 활동한다고 발견했다.
“개의 후각은 사람보다 약 10만 배 더 예민하다. (중략) 실제로 캘리와 매켄지의 뇌 이미지를 처음 보고 나서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사람의 경우 큰 전두엽이 있어야 할 자리에 개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주둥이 쪽으로 큰 로켓 모양의 거대한 돌출부가 쭉 뻗어 있었는데, 그 부위가 바로 후신경구(olfactory bulb)였다. 사람의 뇌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부위다.” (234~235쪽)
책은 견주(犬主)와 예비 견주에게 반려견이 어떻게 감정과 사랑을 느끼는지 파악하고 그동안의 반응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반려견을 더 사랑하고 공감하며 깊은 유대감을 쌓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