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주택소유주들이 높은 지역의 주택소유주들보다 세율이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재산세에도 구조적인 차별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비즈니스 인사더의 보도에 따르면 리서처 크리스토버 배리와 시카고 대학이 2006년부터 2016년 사이 전국 1,600개 카운티의 전국민 인구수 99%에 달하는 개인 매물 판매현황과 주소, 판매가격, 감정가격 등을 포함한 코어로직이라는 회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원칙상 주택의 판매가격에 관계없이 재산세의 비율은 전국적으로 동일해야 하지만 조사 결과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서는 500만 달러 이상의 가장 비싼 주택의 경우 1.5%미만의 세금이 매겨진 반면, 10만 달러 이하의 주택에 대해서는 4% 가량의 세금이 매겨졌다.

이같은 현상은 디트로이트, 뉴욕, 뉴올리언즈 등에서도 나타났다. 조사를 행한 배리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매우 명백하게 알 수 있는 결과이지만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있어야 하는 세무서 측 역시 자신들만의 기준과 원칙을 설정하고 이 문제를 덮어놓고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배리의 설명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재산세는 판매세 등과 달리 거래 당시에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연례적으로 부과된다.
주택의 특성상 자주 거래가 오고가지 않기 때문에 세금이 부과되는 기간 중 한 시점에 매겨진 주택의 가치를 추산하게 되는데 이는 각 지역 세무서 담당으로, 세무서의 판단에 따라 정확도와 공정성이 결정된다.
주택소유주들의 세무 당국의 가격 판단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어필할 수 있지만 조사 결과 어필을 신청한 경우는 대부분 고급 주택 소유주들이었다. 흑인 거주 지역의 주택 소유주들은 다른 지역보다 세금을 50% 이상 더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하고 공정한 세금은 주택 구입으로 부를 쌓으려는 주택 소유주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베리는 조사 결과가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보여준다며, 흑인을 비롯한 소수 인종은 낮은 가격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결국 이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흑인 가족의 주택 소유율은 44%인 반면 백인 가족은 73.7%에 이른다.
또한 지난 10월 MIT의 조사 결과에서는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재산세를 평균 연 390달러 더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론 페이먼트 역시 높은 모기지율과 보험 프리미엄 등으로 인해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연 1만 3,464달러 더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리에 따르면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택 매물 별 세금 부과 과정을 모든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택 세금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구조적으로 관리해야하며, 낮은 가격의 주택소유주들을 위한 추가 지원 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