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세계적인 차량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자동차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인기 모델 차량은 MSRP보다 20% 이상 웃돈을 주지 않으면 신차를 사기 어려운 초유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29일 월스트릿 저널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된 미 자동차 시장에서 비싼 옵션 끼워팔기와 웃돈요구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 팬데믹 이후 차량 구입 수요가 급격히 늘어 공급이 딸리는 현상이 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자동차 딜러들은 인기 차종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MSRP 보다 20% 이상 웃돈을 요구하거나 값비싼 옵션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기아 텔룰라이드를 구입하려다 포기한 플로리다 소비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MSRP 4만 5,000달러 정도인 기아 텔룰라이드를 구입하려고 했던 플로리다의 켄 베어드씨는 딜러가 MSRP 보다 20% 이상 더 비싼 5만 5,000달러를 요구하자 결국 텔루라이드를 포기하고 도요타 하이랜더를 구입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중고차 가격도 치솟고 있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블랙북’(Black Book)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에 승용차와 픽업트럭을 포함한 미국 중고차 가격이 평균 30% 올랐으며 수요가 높은 차종은 출고됐을 당시의 신차 가격 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형 도요타 타코마 SR 더블캡 모델의 경우 출시가 2만 9,000달러 미만이었지만 현재 중고차 도매시장에서 1,000달러 이상 비싼 3만달러에 팔리고 있어 소비자 실제구매가는 3만3,000달러일 정도로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블랙북측에 따르면, 포드 F-150 랩터 픽업트럭,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AMG63, 2020년형 기아 텔루라이드와 현대 팰리세이드 등 SUV나 픽업트럭 중고 가격이 높다.
출고된 지 1~3년된 차량 중 현재 신차 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싼 차종만 73개에 달한다는 것이 블랙북측의 설명이다.
중고차 가격 급등은 차량용 반도체의 품귀 현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팬데믹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차질을 빚은 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물량이 딸리고 있어 신차 물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도 중고차 가격 급등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