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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엔진 급속도로 냉각되는 한국..”일할 사람이 없다”

9년 뒤 성장률 '0%대' 진입?내년 잠재 성장률 추정치 2% 안팎

2021년 0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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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0.97%로 하락한단 관측도
인구 절벽 탓…노동력 저하 주요인
“기존 인력 더 활용…’연봉제’ 확대”
“산업 정책 바꿔 中企 더 육성해야”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제네시스 생산 라인 의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지금으로부터 9년 뒤인 2030년이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0%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올 한 해 경제 성장률이 4%를 기록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지만, 이런 ‘호시절’이 금방 사라지는 셈이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BOK 이슈 노트에서 2019~2020년 한국의 잠재 성장률을 ‘2.2% 내외’로 추정했다. 잠재 성장률이란 ‘▲노동력 ▲자본 ▲생산성을 모두 활용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다. 경제의 기초 체력으로 여겨진다.

한은의 새 잠재 성장률 추정치는 지난 2019년 8월 내놨던 추정치(2.5~2.6%) 대비 0.3~0.4%포인트(p) 낮아진 것이다. 한은은 2021~2022년 추정치로 이보다 더 낮은 ‘2% 내외’를 제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은 더 어둡다. 2020년 잠재 성장률은 2.12%에 불과하다. 이는 9년 뒤인 2030년에는 0.97%까지 하락한다. 이마저도 ‘중립적 시나리오’에 기반한 결과다. 향후 인구가 추계 데이터의 중윗값을 따라 움직이고,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중위권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가정이다.

비관적 시나리오의 경우 2030년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0.20%까지 떨어진다. “오는 2028년을 기점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더 많아진다”는 통계청의 인구 추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이에 따라 전체 경제 활동 참가율이 하락하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인 0.2% 수준으로 하락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2033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국가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 직면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45년 잠재 성장률은 -0.56%까지 하락한다.

금융연구원은 “모든 생산 요소의 증가율이 현재 수준보다도 더 낮은 OECD 하위권으로 수렴한다거나, 지금의 (부정적) 노동 시장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는 매우 부정적”이라면서도 “경제 구조를 개선하는 등 정책적 노력이 없다면 마냥 비현실적이라고만 볼 수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결과를 낳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인구 감소다. 이 문제는 잠재 성장률을 가르는 3요인 중 노동력 저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이 2019년 내놓은 ‘장래 인구 특별 추계: 2017~2067년’ 자료에 따르면 인구는 2028년 519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어 2067년 3929만 명까지 감소한다.

이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1982년의 인구 수준이다. 특히 15~64세 생산 연령 인구는 중위 추계 기준 2067년 1784만 명(45.4%)까지 감소한다. 2017년 3757만 명의 절반 이하(47.5%) 규모로 쪼그라든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오랜 기간 출산율 끌어올리기에 상당히 많은 자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표면적으로는 고공 행진하는 집값에 관한 불안감, 비싼 교육비로 인한 직접적 경비 부담이 장애 요소로 꼽히지만, 사회 분위기나 관습, 여성의 지위 향상 등 복잡다단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융연구원은 “낮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를 몇 가지 정책으로 해소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출산율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신생아가 성장해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출산율 제고만으로 노동력 감소에 대응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민간 전문가는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면 기존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노동 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비효율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연봉제를 확대 적용해 임금과 생산성을 직접적으로 연동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인건비가 점차 비싸진다는 어려움도 있는데, 이는 부가 가치가 높은 신산업 육성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펼치는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산업 정책의 초점은 대부분 대기업의 첨단 연구·개발(R&D) 지원에 맞춰져 있는데, 대기업은 정부 지원이 없어도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그 아래에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을 내실 있게 육성해야 사회 전반의 생산성이 개선되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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