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이 대만 공급업체에게 제품 원산지 라벨을 ‘대만’ 또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ROC)으로 표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중국이 허용하는 원산지만을 부착하도록 요구했다고 닛케이아시아 등이 8일 보도했다.
중국 원산지 표기 규제는 1999년부터 도입됐으나 그동안 중국 당국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 하역과정에서 이른바 라벨 갈이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이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대만 공급업체에게 중국 본토로 보내는 스마트폰 제품에 ‘중국 타이베이’ 또는 ‘대만, 중국’ 라벨만을 부착하도록 요구했다.
애플은 공급업체에게 “중국은 장기적으로 원산지 규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해당 규정에 따르면 대만 업체가 제조한 부품은 ‘대만’이나 ‘ROC’ 라벨을 부착해선 안된다. ‘중국 대만’ 혹은 ‘중국 타이베이’로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메이드 인 대만'(Made in Taiwan)이라는 원산지 라벨을 사용할 경우 선적이 지연되거나 벌금 및 거부로 이어질 수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대만 라벨이 붙을 경우 중국이 최고 4000위안(약 77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최악의 경우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만은 수출품에 원산지 표시를 요구토록 규정하고 있다. ‘대만’ 또는 ‘ROC’로 표시해야 하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애플이 중국의 요구에 응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14 공개행사를 예정하고 있어 중국 당국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다.
아이폰14를 중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출하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처음으로 인도 폭스콘 공장이 중국 공장과 거의 동시에 아이폰14를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