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과, 그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 대해 총 53억 달러(약 7조원)의 벌금을 부과해 달라고 뉴욕 법원에 요청했다.
23일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SEC는 최종 판결 신청서를 통해 권씨와 테라폼랩스에 과징금과 이자 47억4000만 달러, 테라폼랩스에 민사 벌금 4억2000만 달러, 권씨에게 민사 벌금 1억 달러를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SEC가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배심원단은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USD(UST)의 안정성과 테라 블록체인 사용 사례와 관련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면서 사기 혐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난 5일 평결한 바 있다.
SEC는 최종 판결 신청서에 첨부한 문서를 통해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불법 행위로 40억 달러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으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벌었을 것”이라고 벌금 부과 요청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벌금 액수에 대해 “합리적인 근사치”라고 덧붙였다.
권도형 미국 오면 100년형 가능 배심원단 권도형 책임 맞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테라폼랩스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루나와 미르는 각각 6520만 달러(약 892억원), 430만 달러(약 59억원)다. 루나재단가드(LFG)를 통한 루나와 UST의 판매액은 총 18억 달러(약 2조5000억원)다. 투자자들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23억 달러(약 3조원)의 UST를 구매했다.
SEC는 막대한 벌금 외에도 권씨와 테라폼랩스의 추가 증권법 위반 금지, 모든 암호화 자산 증권 매매 금지, 권씨의 상장기업 임원·이사 재직 금지 명령도 법원에 요청했다.
SEC는 “(권씨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추가 위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발생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향후 추가 위반을 막기 위해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EC는 재판에서 테라폼랩스의 현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아마니가 여전히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코인을 계속 판매하고 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SEC는 아마니의 증언에 대해 “재범 가능성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라면서 “테라폼랩스의 새 CEO는 놀라울 정도로 뻔뻔한 모습으로 법정에 서서 새 버전의 코인 루나2.0을 배포했다고 언급해 동정을 얻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몬테네그로에서 신병 인도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권씨는 한국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가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전날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