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적어도 9월 전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금리 인하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2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6~7월 물가 지표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초가을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월의 의회 증언이 있기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의회가 이 고집불통 바보를 제대로 다뤘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그의 무능함 때문에 수년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트럼프 발언은) 아무 영향도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또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은 단기적일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경제는 건실한 상태고, 당장은 금리를 유지해도 노동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 역시 이날 파월의 입장을 지지했다. 그는 “완만한 긴축 수준의 금리가 적절하다”며 “경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달간 나타난 부진한 경제심리는 경제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며, 실물지표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파월 의장을 포함한 19명의 위원이 결정한다. 지난주 회의에서는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최근 공개된 금리 전망 의견은 엇갈렸다. 7명의 위원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봤지만, 2명은 한 차례 인하를, 10명은 최소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우먼 등 연준 이사 2명은 최근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가격 상승 압력도 일시적일 수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다른 연준 위원들과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로, 4회 연속 동결해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