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90년 넘게 유지해온 800달러 미만 해외직구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드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조항을 29일 전면 폐지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중국산 제품에 한해 ‘드 미니미스’ 조항을 폐지했는데 이를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이에 각 국은 800달러 미만 소액 상품에 대해 기존 부과받은 상호관세율에 따라 80~120달러에 이르는 별도의 세금을 내야 한다. 구체적으로 상호관세율이 16% 미만이면 품목당 80달러, 16~25% 구간은 160달러, 25%를 초과하면 200달러가 부과된다.
관세 비용은 판매자가 부담하거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다만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부품이 들어간 제품은, 이번 제도 변경으로 관세 총액이 오히려 상품 가격보다 비싸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 들어오는 800달러 미만 소액 상품 전체에 적용된다. 다만 규정상 가족이나 친구가 보내는 100달러 이하 선물은 여전히 면세다. 이번 조치로 사라지는 면세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에만 13억6000만 건 이상의 소액면세 배송이 미국에 들어왔으며, 이는 하루 평균 약 400만 건에 해당한다.
국제 우편 사업자 대부분은 출발 전 판매자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이 없어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CBP는 기존보다 훨씬 많은 물랴을 직접 확인하고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 만큼 통관 지연과 배송 차질도 예상된다.
규제 시행을 앞두고 유럽 30개국 이상을 비롯해 멕시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은 미국행 배송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글로벌 배송업체 이포스트의 앨리슨 레이필드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상당한 가격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콕 타리프 컨설팅의 마리아 페추리나 국제무역 디렉터는 세계 각국의 국영 우편 서비스들이 미국행 배송을 중단하거나 조정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주문 지연이나 취소를 경험할 것”이라며 “이제는 하루 만, 이틀 만, 심지어 5일 내 배송도 기대하기 어렵고, 현재 모든 것이 일시 정지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행 소포 배송을 중단한 국가는 전체 드 미니미스 배송량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는 결국 해당 국가들의 시장 접근을 스스로 막는 결정으로, 장기적으로 본인들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무역 책사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면세 폐지로 수십억 달러의 세수 확보,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 미국 기업 경쟁력 강화, 마약·위조품·불법 제품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