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은 유로화와 엔화 대비 달러의 변동성 기대치는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99선에선에서 거래되며, 연초 110까지 올랐다가 하락했던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0.03% 오른 99.64에 거래 중이다.
달러는 지난해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인프라 투자 확대·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관세를 발표하면서 하루 외환 거래량이 사상 최대인 10조 달러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요동쳤고, 이후 무역전쟁 여파로 큰 변동성을 겪었다. 그러나 여름 이후 뉴욕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서며 달러 역시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
ING의 크리스 터너 시장연구본부장은 “세계가 트럼프에 적응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트럼프 관련 뉴스 헤드라인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GIM의 로버트 팁 글로벌채권 책임자는 “미국 예외주의의 종말을 논하기엔 이르다”며 “올해의 달러 약세는 상승장 속 일시적 조정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역시 “변동성 급락은 ‘트럼프 충격’이 끝났다는 신호”라며 “무역 긴장 완화와 재정정책의 자동조정이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달러와 미 국채시장의 변동성도 낮아지고 있다. 물가·고용·소비 등 핵심 데이터 부재로 투자자들이 대규모 포지션을 주저하면서, 미 국채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ICE의 무브(MOVE) 지수는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올해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다음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경고한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ING의 터너는 “달러가 다시 전통적인 요인, 즉 국가 간 금리 차이에 반응하는 정상적 패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러샤브 아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초의 달러 약세는 일시적 예외였을 뿐”이라며 “달러는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이자 포트폴리오 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