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별세했다. 향년 96세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오도라키스는 2일 그리스 아테네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최근 심장 치료를 위해 여러 차례 입원했다.
테오도라키스는 교향곡, 오페라, 발레 그리고 영화 음악 등 수많은 곡을 쓴 그리스의 ‘음악 영웅’으로 통한다. 노동자 양복, 쉰 목소리, 웨이브 머리 등이 트레이드 마크다.
1960∼70년대 자신을 박해하고 음악을 불법화한 군부독재에 저항했다. 여러 차례 투옥됐고 국외 추방까지 당한 그리스 민주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그리스 노벨상 수상자 오디세우스 엘리티스 등 유명 작가들과 협업했다. 특히 영화 ‘페드라'(1962), ‘그리스인 조르바'(1964), ‘형사 서피코'(1973)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역시 대표작은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동명 소설이 바탕인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다. 앤서니 퀸이 주연한 이 영화는 세 개의 아카데미 상을 받았고 테오도라키스의 음악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그리스가 자랑하는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부른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곡이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한국어 버전으로 불러 자신의 음반 ‘온리 러브(Only Love)’에 실었다.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테오도라키스는 음악, 예술,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면서 “자유, 정의, 평등, 사회적 연대에 헌신했다. 최근 우리 어두운 역사에 격려와 위로를 전했다”고 애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