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원치 않는 임신을 한 한 프랑스 여대생의 낙태를 다룬 오드리 디완 감독의 ‘렘베네망'(L’Evenement)이 11일(현지시간) 제78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작품상)을 수상했다. 2위인 심사위원 대상은 이탈리아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반자전적 영화 ‘신의 손'(The Hand of God)이 차지했다.
프랑스 디완 감독의 ‘렘베네망’은 2020년 오스카상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클로이 자오를 포함한 권위 있는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 선택으로 황금사자장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베니스 영화제는 ‘신의 손’ 외에도 뉴질랜드 제인 캠피온 감독의 ‘개의 힘'(The Power of the Dog),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럴 머더스'(Parallel Mothers), 미국 매기 질런홀의 ‘잃어버린 딸'(The Lost Daughter) 등 호평을 받은 많은 영화들로 경쟁이 치열했다. 21편의 영화가 황금사장상을 놓고 경쟁했는데, 베니스 영화제는 오스카상의 향방을 점치게 해주는 유력한 초기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디완 감독은 “화가 나서 이 영화를 찍었다. 동시에 정말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내 온 몸과 심장, 머리로 영화를 촬영했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하나의 경험이 되길 바랬다”고 말했다.
디완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6번째 여성 영화 감독이 됐다. 그녀에 앞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여류 감독은 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마르가레테 폰 트로타(마리앤과 줄리앙), 아그네스 바르다(방랑자), 미라 나이르(몬순 웨딩), 소피아 코폴라(썸웨어) 등이다.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소렌티노 감독의 ‘신의 손’은 조형적인 개인적 비극에 바탕을 두었다. 캠피언의 시대 서사극 ‘개의 힘’은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캠피언은 1990년 재닛 프레임의 일생을 다룬 ‘내 책상 위의 천사'(An Angel at My Table)에 이어 2번째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캠피언은 심사위원들에게 “상을 받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한 뒤 “봉준호 감독과 클로이 감독은 기준을 매우 높이 잡았다”라고 덧붙였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럴 머더스’에서 새 엄마 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즈는 여우주연상인 볼피 컵을 수상했다. 그녀는 알모도바르 감독에게 “당신의 진실 찾기는 매일 저에게 영감을 준다”라고 감사를 표하며 “당신은 마법을 창조했고, 나는 그 일부가 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질런홀은 엘레나 페란테의 2008년 소설 ‘잃어버린 딸’을 각색해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온 더 잡: 더 미싱 8;의 존 아르실라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