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 전성시대의 주역인 홍콩 톱스타 배우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67)가 근사한 노년의 모습으로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나왔다.
5일(현지시간) 대만 TVBS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저우룬파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무쌍'(2018)의 장웬지앙(庄文强·장문강) 감독의 모교인 홍콩침례대학에서 최근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작년에 저우룬파는 배우로서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작년에 이 대학에서 인문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침례대 측은 “저우룬파는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검소했다. 그의 인내와 겸손은 젊은 세대를 위한 훌륭한 롤모델”이라고 학위 수여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장웬지앙 감독이 모교로 돌아온 자리에 동행한 저우룬파는 은발 머리에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여전히 톱스타다운 위용을 뽐냈다. 휴대폰을 들고 자신을 반기는 팬들과 셀카를 찍었다.
현지 언론은 “많은 팬들이 저우룬파가 찍은 사진을 웨이보에 올렸고, 수많은 누리꾼들이 이를 리트윗했다”면서 “저우룬파가 여전히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저우룬파는 최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기꺼이 응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재작년에 조깅을 하는 저우룬파의 모습이 목격됐다. 백발이 성성했으나 여전히 몸매는 날렵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용히 지인들과 걸어다녔으나, 팬들이 알아보고 사인 요청을 해오자 조깅을 멈춘 뒤 그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저우룬파는 평소에도 검소함과 소탈함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2018년 홍콩매체와 인터뷰에서 한달 용돈이 11만원이며 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고 밝혔다. 당시 재산 80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윤발은 2010년께부터 사회에 재산을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저우룬파는 리샤오룽(李小龍·이소룡), 청룽(成龍·성룡) 등이 이끈 무협영화가 위주였던 홍콩 영화계에 ‘홍콩 느와르’를 추가한 주축 배우다. 이 장르를 아시아와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영웅본색(英雄本色)’ ‘첩혈쌍웅(牒血雙雄)’ 등이 대표작이다. 특히 ‘영웅본색’에서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있으며, 불붙은 위조지폐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영화의 상징적인 장면은 모두 저우룬파가 맡은 마크의 몫이었다. 당시 10~20대 남성들의 대다수가 선글래스를 쓴 채 성냥개비를 씹고 다녔다.
‘와호장룡’, ‘도신’, ‘황후화’ 등 중화권 영화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 진출해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코드네임: 콜드워’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다수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