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예’로 불리는 미국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19)가 데뷔 앨범 ‘사워(Sour)’로 빌보드 차트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28일 빌보드에 따르면, 로드리고의 ‘사워’는 7월2일 자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 ‘빌보드200’에서 지난 주보다 2계단 하락한 10위를 차지했다.
특히 ‘빌보드 200’에서 52주간 10위권 내를 유지하며 최장 기간 톱10을 유지한 데뷔 앨범으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데뷔 앨범 ‘더 페임(The Fame)’이 기록한 51주였다.
‘서워’는 작년 6월5일자 ‘빌보드200’에서 1위로 데뷔했다. 이후 톱10 안에 든 51주를 포함 총 57주간 ‘빌보드200’에 머물고 있다.
2003년생인 로드리고는 15세에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앤 아메리칸 걸: 그레이스 스터즈 업 석세스(An American Girl: Grace Stirs Up Success)’, ‘비자아드바크(Bizaardvark)’ 등의 영화 및 TV쇼에 출연하며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부터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 스쿨 뮤지컬’에 출연해 배우·가수로서 동시에 입지를 다졌다.
명실상부 스타덤에 오른 건 작년 초 발표한 정식 데뷔곡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를 통해서다. 이 곡은 무려 ‘핫100’에서 8주간 1위를 차지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곡은 작년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워’ 역시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50억 스트리밍을 넘어서며 그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앨범이 됐다.
‘드라이버스 라이선스’는 이별 후 교외를 목적 없이 운전하며 느낀 슬픈 감정을 담았다. 이건 표면적인 해석이다. 남자친구를 데리러 가기 위해 면허를 땄는데, 그가 떠나버렸다는 내용.
‘너는 내가 늘 의심하던 / 그 금발 여자랑 함께 있겠지’라는 노랫말에 대중이 각종 주석을 달았다. ‘하이스쿨 뮤지컬’에서 함께 출연한 조슈아 바셋을 저격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때맞춰 온라인에는 바셋이 금발의 배우 겸 가수 사브리나 카펜터와 함께 있는 사진이 떠돌았다.
이런 직설적인 면모로 인해 로드리고는 미국 Z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바셋이 ‘라이 라이 라이(Lie Lie Lie)’를 발표하며 무마에 나섰지만, 팬들은 로드리고의 편을 들었다. 소셜미디어에는 팬들이 각자 이별의 내면 풍경을 그린 ‘드라이버스 라이선스’ 커버와 패러디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로드리고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이후 ‘사워’의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굿 포 유’에서 남자친구와 이별 뒤에 욕식 바닥에서 펑펑 우는 소녀의 애절한 마음을 노래했다. 여기에 공감을 표시하는 Z세대가 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굿 포 유’는 작년에 K팝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버터’와 오랜 기간 ‘핫100’ 정상을 놓고 경합했던 터라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익숙한다.
‘드라이버스 라이선스’와 ‘굿 포 유’ 등 ‘사워’는 로드리고가 이처럼 직접 겪은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가 제작됐다. 연애를 하면서 ‘사워'(뜻대로 되지 않는)해질 수 있는 관계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가사의 곡들이 수록됐다. 특히 로드리고는 11개 트랙이 수록된 이 앨범의 전곡 작사에 참여해 앨범의 유기적인 구성에 힘을 실었다.
미국 NBC뉴스 온라인 판은 “‘사워’가 크게 성공한 이유는, 일기에서 찢어진 페이지를 읽는 듯한 기분과 친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한 느낌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로드리고는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지난 4월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4대 본상 중 하나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 부문 수상을 비롯해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베스트 팝 보컬 앨범’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이 밖에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올해의 신인상’ 수상을 비롯해 애플 뮤직 어워즈에서 ‘신인상’,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브릿 어워즈에서 ‘굿 포 유’로 ‘베스트 인터내셔널 송’까지 차지하며 글로벌 시상식을 휩쓸었다.
더불어 로드리고는 최근 빌보드 우먼 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대형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선 미국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최근 공식 폐기한 것과 관련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적인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로드리고는 객석을 향해 “‘낙태권 폐지’로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