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32)가 영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제43회 브릿 어워즈 2023’에서 입은 라텍스 의상이 주목 받고 있다.
스미스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브릿 어워즈’의 레드카펫에서 온통 검정으로 된 맞춤 라텍스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해당 의상은 런던 패션 대학(London College of Fashion·LCF) 석사 졸업생인 인도 태생의 영국 패션 디자이너 해리(Harri) 하리크리샨(Harikrishnan Keezhathil Surendran Pillai)이 설립한 런던 기반의 패션 레이블 해리(Harri)가 디자인한 것이다.
유명 패션 매거진 ‘WWD’ 인터넷판은 이번 ‘브릿 어워즈’ 스미스 의상에 대해 “스미스를 위해 특별 제작된 옷은 어깨와 허벅지 디자인이 드라마틱했다”면서 “해리의 상상력 넘치는 라텍스 창작물을 입고 춤을 추는 스미스의 영상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에선 스미스의 이번 의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 포스트 등이 트위터에 스미스 의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너무 관심을 끌려고 하는 ‘관심병’ 아니냐” 등의 반응들이다.
하지만 해리 디자이너는 WWD에 “샘은 최근 자신의 신체 이미지에 대한 노래인 ‘언홀리(Unholy)’ 이후 많은 혐오 발언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의상은 스미스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아름다움을 축하하고자 했다. 나의 생각이다. 사람들이 본 적 없는 샘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Simply obsessed with @samsmith's look #BRITs pic.twitter.com/bFjOtP5SJz
— BRIT Awards (@BRITs) February 11, 2023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해리 디자이너는 이번 의상의 실루엣과 관련 지난 2020년에 “강아지와 놀 때 아이디어를 얻었다. 낮은 각도에서 볼 때 과장된 물체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적으로 1973년 데이비드 보위의 ‘알라딘 세인(Aladdin Sane) 투어 당시 선보였던 간사이 야마모토(Kansai Yamamoto)’의 점프슈트를 떠올려 했다”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독특한 의상들을 선별하는데 도움을 준 스타일리스트 벤 리어던(Ben Reardon)에 대해 “당신의 재능과 비전은 내 인생에서 전례가 없었다. 당신은 많은 것을 가르쳐줬고,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 못한 예술과 창의성에 대해 용감함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줬다”고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지난 2019년 “나는 남성도 여성도 아니며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면서 ‘논바이너리(non-binery)'”라고 털어놨다. 해당 개념을 알고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논바이너리라고 스스로를 규정한 자신들을 ‘그’나 ‘그녀’ 대신 ‘그들'(they)로 지칭한다.
특히 스미스는 ‘브릿 어워즈’가 작년부터 수상 부문에 남녀 구분을 없애는데 역할을 했다. ‘젠더 논바이너리’라고 커밍아웃한 스미스가 엄청난 상업적 성공에도 ‘최고 영국 남성 가수 상과 최고 여성 가수 상(best British male and best female)’ 모두에 자격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해당 부문을 폐지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브릿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R&B 액트’와 ‘송 오브 더 이어’ 두 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스미스의 수상은 불발됐다.
대신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독일 싱어송라이터 킴 페트라스가 컬래버레이션한 ‘언홀리’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을 받았다. 특히 ‘언홀리’는 논바이너리 퍼슨(nonbinary person)(샘 스미스)과 트랜스 퍼슨(trans person)(킴 페트라스)이 함께 부른 곡 중에서 처음 그래미 어워즈를 받는 기록을 썼다.
스미스는 최근 국내에서도 화제성이 크다. 닮은 꼴인 개그맨 황제성이 패러디를 하면서다. 스미스는 황제성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지난 2018년 10월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3 샘 스미스’를 단숨에 매진시키며 이미 음악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확인했다. 최근엔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