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시리즈 ‘더 와이어’와 영화 ‘존 윅’ 시리즈 등으로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친숙한 미국 배우 랜스 레딕이 돌연 별세했다. 향년 60.
16일 레딕의 홍보 담당자는 성명을 통해 레딕이 이날 LA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1962년 미국 미국 메릴랜드 주(州)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레딕은 원래 전도유망한 뮤지션이었다. 뉴욕 주 로체스터 위치한 ‘음악 명문’ 이스트먼 음대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다. 이후 진로를 틀어 예일대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미국 CBS 시리즈 ‘CSI: 마이애미’ 등에서 단역을 맡던 그가 연기 경력에 돌파구를 마련한 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방영한 미국 HBO 드라마 ‘오즈(Oz)’를 통해서다. 교도소 안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감옥에 보내진 불운한 비밀 경찰관을 연기해 호평을 들었다.
이후 2002년 시즌 1을 시작한 ‘더 와이어’에 ‘세드릭 대니얼스’ 경사를 맡아 드라마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수사팀 반장으로 리더십이 있는 심지가 굳은 역이었다.
이후 미국 폭스 수사 시리즈 ‘프린지’ 특별 요원 필립 브로일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존 윅’ 시리즈에서 다양한 용처로 사용되는 호텔 관리인 카론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2021년엔 레지나 킹 감독의 영화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로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레딕은 꾸준한 성실함을 인정 받았다. 그는 지난 2009년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연극학교에서 제가 다른 학생들만큼 재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흑인이고 잘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주목 받기 위해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레딕은 공개를 앞둔 차기작이 꽤 있다. 1990년대 인기를 누린 미국 코미디 영화 ‘화이트 멘 캔트 점프(White Men Can’t Jump)의 리메이크작,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국회의원인 셜리 치숄름(Shirley Chisholm)의 전기영화인 넷플릭스 ‘셜리’ 그리고 ‘존 윅4’다.
특히 ‘존 윅4’는 내달 개봉을 앞두고 있어 레딕의 갑작스런 부고에 ‘존 윅’ 관계자와 팬들의 상심이 더 크다. ‘존 윅4’의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와 리브스는 이 영화를 레딕에게 헌정했다.
영화 ‘존 윅’에서 레딕은 호텔 지배인으로 나와 영화팬들 특히 ‘존 윅’ 매니아들에게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인과 같이 출연한 ‘더 와이어’에서 형사 ‘벙크 모얼랜드’를 연기했던 배우 웬델 피어스는 레딕에 대해 “큰 힘과 은총을 가진 사람이다. 훌륭한 배우이자, 재능 있는 음악가였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