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엑스 재팬(X Japan)’ 베이시스트 히스(HEATH·모리에 히로시)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
7일 스포츠 호치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히스가 암투병 끝에 사망한 사실이 전날 현지 언론에 전해졌다.
고인은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에 머물던 엑스 재팬 리더 요시키(58)가 이달 1일 현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예정됐던 시상식 참석을 취소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히스의 사망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3일 소셜 미디어에 상복 차림의 사진과 함께 “영예상 시상식 참석을 취소해 죄송하다. 집안에 불행이 있어 급히 돌아왔다”고 썼다. 요시키가 귀국한 뒤 히스와 슬픔의 대면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요시키는 미국 민간 비영리단체(NPO)의 재팬 소사이어티 오브 노선 캘리포니아(Japan Society of Northern California·JSNC)가 주최하는 시상식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어워드 오브 아너(Award of Honor)’를 직접 받을 예정이었다. 일본 문화를 세계에 알린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난민 지원 등 자선 활동을 해온 공적을 인정 받아서다.
히스는 요시키가 지난 8월20일 도쿄에서 연 디너쇼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불과 2개월여 만에 비보를 전했다.
1968년 1월22일 효고현에서 태어난 히스는 초등학교 때 미국의 헤비메탈 그룹 ‘반 헤일런(Van Halen)’의 일본 공연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뒤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위해 도쿄로 왔다. 1992년 엑스 재팬 원년 멤버인 베이시스트 타이지가 탈퇴했는데 그를 대신에 팀에 합류했다. 2007년 재결성 후에도 이 팀의 멤버로 활약했다.
테크닉이 뛰어난 기교파 베이시스트였다. 1996년 싱글 ‘미궁의 러버스’를 발매하고 솔로 데뷔하기도 했다. 1998년 첫 솔로 앨범 ‘갱 에이지 큐비스트(GANG AGE CUBIST)’를 발표했다. ‘도프 헤드즈(Dope HEADz)’ 등의 유닛 멤버로도 활동했다.
엑스재팬은 지난 1985년 엑스(X)라는 이름으로 첫 싱글 ‘아윌 킬 유(I’ll Kill You)’를 발매했다. 1992년 히스 합류와 함께 팀명을 엑스 재팬으로 개명했다. 특히 ‘비주얼 록’의 시초로 통한다. 스피드 메탈과 하드록에 서정성을 더한 사운드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엔드리스 레인(Endless Rain)’ ‘세이 애니싱(Say Anything)’ ‘티어스(Tears)’ 등 숱한 히트곡들을 발표했다. 지난 1997년 12월31일 도쿄돔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2007년 재결성했다. 국내에서도 마니아 층을 구축했다. 첫 싱글 발매 26년 만인 2011년 첫 내한공연했다.
이번 히스의 별세로 벌써 엑스 재팬의 세 멤버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1998년 기타리스트 히데가, 2011년에 타이지가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