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인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인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은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한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작품·감독·남우주연·남우조연·여우조연 등 1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작이 됐다.
미국영화과학예술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AMPAS)는 23일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각본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건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다. 각본상 후보에 오른 것 역시 세 번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총 10편을 선정하는 작품 부문에선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바비’ ‘바튼 아카데미’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오펜하이머’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과 경쟁한다. 최종 5편을 솎아낸 각본 부문에선 ‘추락의 해부’ ‘바튼 아카데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메이 디셈버’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셀린 송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와 해성이 24년만에 미국 뉴욕에서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물이다. 나영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리크루트’ 등에서 활약한 그레타 리가, 해성은 한국 배우 유태오가 연기했다. 그레타 리와 유태오는 각각 연기상 부문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 후보가 되지는 못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앞서 이달 초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드라마 부문 작품·감독·여우주연상, 공통 부문인 각본·비영어 작품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셀린 송 감독은 영화 ‘넘버3’로 잘 알려진 송능한 감독 딸이기도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국내 공개될 예정이다.
셀린 송 감독과 함께 또 다른 한국계 연출가인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은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감독이 만든 작품 2편이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픽사의 27번째 장편 영화인 ‘엘리멘탈’은 불·물·흙·공기 네 가지 원소가 모여 사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서로 섞일 수 없는 두 원소인 불 앰버와 물 웨이드가 우연찮은 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6월 국내 공개돼 723만명이 봤다.
한편 올해 최다 후보작은 ‘오펜하이머’였다. ‘오펜하이머’는 작품·감독·남우주연·남우조연·여우조연·촬영·각색·편집·미술·음향·음악·분장·의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후보 지명됐다. ‘오펜하이머’는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등 굵직한 시상식 작품·감독·남우주연·남우조연상 등을 휩쓸고 있어 올해 아카데미에서도 오스카에 가장 근접한 작품으로 꼽힌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10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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