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런던 로열 페스티벌홀에서 열린 제77회 영국 아카데미(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BAFTA) 시상식에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작품상을 수상했을 때 한 유튜버가 무대에 몰래 끼어든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작품상을 수상한 ‘오펜하이머’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 한 낯선 남성이 끼어들었다. 영상을 보면 다른 사람들과는 반대편에서 올라온 이 남성은 영화의 주연 배우로 이날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킬리언 머피의 옆에 가서 섰다. 그는 제작자가 수상 소감을 말하는 내내 뒤에 서서 카메라에 잡혔다. 머피가 그에게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장면도 찍혔다.

이 남성의 정체는 ‘리즈와니(Lizwani)’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인 것으로 드러났다. 리즈와니는 그동안 시상식장 등 출입이 통제되는 장소에 몰래 잠입하는 영상 콘텐츠를 주로 올려왔다. 그의 유튜브 채널엔 요리사 복장으로 2022년 ‘브릿 어워즈(The BRIT Awards)’에 몰래 들어간 영상과 같은 해 수리공으로 위장해서 피파 발롱도르 시상식(FIFA Ballon d’Or ceremony)에 잠입한 영상도 있었다.
https://twitter.com/i/status/1759564962328969528
또한 보안요원인 것처럼 속여서 축구경기에 입장한 영상도 있었는데, 심지어 코로나 유행 기간에 무관중으로 치러진 경기에 숨어들어간 것도 있었다. 복싱 경기 링 위에 올라가 축하하는 관계자들 사이에 끼어든 모습을 찍은 것도 볼 수 있었다. 리즈와니는 이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난입과 관련해서도 더 많은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리즈와니가 어떻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최하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어젯밤 마지막 수상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소셜미디어(SNS) 문제 인물을 보안요원이 내보냈다”고 밝히며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더 이상 언론에 언급해 그에게 홍보의 기회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리즈와니의 도 넘은 행동을 비판하면서, 구멍 뚫린 시상식 보안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 “침입자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니 믿을 수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