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참상을 담은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데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테러리즘의 진실을 보여주는 영화”라며 환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가 역사상 처음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큰 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제작진에 감사를 표했다. 또 “우리 투쟁의 진실을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알린 전 세계 모든 언론인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우린 이 전쟁과 마리우폴의 매일을 기억하고 잊지 않을 것이다. 도시를 위해 싸운 모든 이를 기억할 것이다”라며 “여전히 비인간적 조건에 갇혀있는 마리우폴과 아조우스탈 모든 대원을 러시아 포로에서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의 진실, 우크라이나인들의 용기와 고통에 대해 알려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진실은 모든 것을 이겨낸다”고 강조했다.
엠스티슬라브 체르노프 감독의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첫 달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점진적으로 포위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담았다.
언론인 세 명으로 구성된 제작진은 목숨을 걸고 마리우폴에서 촬영했으며, 촬영 자료를 자동차 좌석 아래에 숨긴 채 수많은 러시아 검문소를 통과한 끝에 가까스로 마리우폴을 떠날 수 있었다.
체르노프 감독은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이 무대에 올라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는 첫 감독일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이 영화를 맞바꿀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 기록이 바로 세워지고 진실이 승리하며, 마리우폴 주민들과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절대 잊히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며 “영화는 기억을 형성하고, 기억은 역사를 형성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