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24일 구속됐다. 이에 김씨는 사건이 검찰로 넘겨질 때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머물게 된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마치고 다음주 중 송치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낮 12시부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에게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전씨에게는 범인도피 교사,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조사를 마친 뒤 다음주 중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때 김씨는 강남서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이감된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진행됐다.
김씨는 11시께 법원에 도착했을 때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이유가 무엇인가” “공연을 강행한 이유는 뭔가” “공연 때문에 구속 심사 연기를 신청했나” 등 취재진의 사건 관련 질문에 죄송하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오후 1시23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수갑을 찬 채 법원을 나서면서는 “혐의를 어떻게 소명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멈춰 “죄송하다. 반성하겠다”는 짧은 대답 후 다시 이동했다.
이어 “매니저한테 직접 증거인멸을 부탁했는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 안 한 이유가 있는지” “소주 3병 마셨다는 진술이 나왔는데 정확히 그날 몇 잔을 마신 건지” 등 질문에는 모두 “죄송하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 매니저는 김씨의 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김씨 옷으로 갈아입고 자기가 운전한 것이라며 허위 자백을 했다.
이를 의심한 경찰이 사실을 추궁하면서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드러났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대표는 자신이 김씨의 운전 사실을 숨기고자 매니저에게 허위자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김씨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유력 증거인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훼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련의 과정을 토대로 소속사가 이번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보고 소속사 관계자들을 입건해 조사해 왔다.
한편 당시 김씨는 사고 직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매니저와 연락한 뒤 경기도에 있는 한 호텔에 잠적했다. 이후 음주 측정이 어려운 17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