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을 자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구설에 오른 아나운서 출신 모델 김나정(32)이 필리핀에서 만난 사람에 의해 강제로 마약 투약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나정은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안녕하세요 김나정입니다,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법인 충정 측과 함께 작성한 ‘김나정 입장문’ 전문을 공개했다.
충정 측에 따르면, 김나정은 필리핀에서 95년생 젊은 사업가라고 자처하는 A씨를 소개받았다.
A씨가 김나정의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해 필리핀에 방문했을 뿐, 항간에 도는 ‘스폰’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술을 마셔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는 주장이다.
충정 측은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A씨는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하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김나정 입장문.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4.11.18. photo@newsis.com *
해당 모습은 김나정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정 측은 “A씨가 본인 휴대전화로 이 영상을 촬영할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김나정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에어드롭(스마트폰 무선 파일 공유 기능) 등의 방법으로 전송받아 영상을 보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으로 김나정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A씨는 김나정에게 마약을 강제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는 게 충정 측의 주장이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지만 김나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다수의 범죄를 저질러 수배 중으로 현재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충정 측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영상 통화를 했고, 그 과정에서 A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A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인정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나정 입장문.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4.1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A씨는 김나정의 목숨을 위협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정 측은 “피해 영상을 포함한 다른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사실과 다른 진술을 일부 한 게 있다”며 “김나정은 A씨가 협박을 실행에 옮길 것을 걱정해 그의 존재를 드러내기 어려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은 피해자인 입장이므로 이후 절차에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김나정에 대해 다른 추측은 자제해주시고,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앞서 김나정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 죽어서 갈 것 같아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이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즉시 조사를 받았다.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나정에 대한 마약류 정밀 감정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나정은 이화여대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언론홍보영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KBS춘천방송총국에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케이웨더 기상캐스터, SBCN 아나운서 등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9년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2019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 우승했으며 ‘맥심(MAXIM)’의 간판 모델로 활약했다. 미스맥심 콘테스트는 남성 월간지 ‘맥심’의 일반인 모델 대회다. 독자들의 온라인 투표로 맥심의 간판 스타를 선발하는 이벤트다.
김나정은 예능물 ‘검은 양 게임'(2022)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2024)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채널S 예능물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