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새벽 인도 수도 델리에서 20세 여성을 숨지게 한 끔찍한 뺑소니 교통사고가 인도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BBC와 파이낸셜 익스프레스 등 인도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이벤트 매니저로 일하는 안잘리 싱은 송년 파티를 마치고 1일 새벽 1시45분(현지시간)께 친구와 함께 호텔을 나서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그러나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날 새벽 델리 경찰에는 오토바이를 탄 여성이 자동차에 치였고, 여성을 친 자동차가 여성의 시신을 끌며 계속 운전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도로에 버려진 싱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후에야 가해 차량 수색에 나서, 차량을 발견했고 차에 타고 있던 5명의 남성을 체포했다. 델리 경찰의 고위 관계자 사가르 프리트 후다는 운전자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싱과 함께 오토바이에 탔던 친구는 가벼운 부상만 입었으며, 두려워 도망쳤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는 싱이 다리가 차에 끌려 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녀의 진술은 녹음됐으며, 경찰은 싱이 약 12㎞나 차에 끌려 갔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경찰은 또 운전자가 12월31일 밤 친구로부터 차를 빌려 운전했으며, 피해 여성의 시신을 도로에 버린 뒤 달아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에 구금된 운전자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싱이 교통사고를 당한 뒤 차량에 끌려 수㎞를 끌려가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여러 개 게시돼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게다가 가족들 가운데 유일하게 돈을 벌어 생게를 책임져 온 싱의 친척들은 그녀가 살해되기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싱의 시신이 알몸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싱의 시신이 발견된 술탄푸리 경찰서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철저한 조사와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성폭행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PTI 통신은 한 경찰 관계자가 “이번 사건이 성폭행 살인이라는 경박한 거짓 언론 보도가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Woman killed in #Delhi after car hits scooter, drags her for 4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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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Indian Express (@IndianExpress) January 2, 2023
싱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마울라나 아자드 의과대학에 보내졌고 의학위원회가 구성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에 따라 피고에게 새로운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정치적 논란도 촉발시켰다. 델리를 다스리는 암아드미당(AAP)은 델리의 치안이 취약한 것과 관련 인도인민당(BJP) 연방정부를 비난해 왔다. 연방 정부 내무부가 델리의 경찰력을 통제하기 때문에 AAP는 델리 치안과 관련해 별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
AAP는 연방 정부가 임명한 V K 색세나 부지사의 사임을 요구하며, 체포된 5명의 피고들 가운데 한 명이 BJP 당원이어서 경찰이 이를 은폐하며 사건을 축소시키려 한다고 비난하는 한편 어떤 관용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