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에서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누드 비치로 사용해온 해변에 경찰이 갑자기 단속에 나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에 있는 몇몇 해변에서 최근 경찰이 이용자들의 옷차림을 단속해 경고 조치를 내리고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해당 해변은 유명 관광 안내 서적에서도 누드 비치로 언급되던 곳들이다.
퀸즐랜드는 호주에서 법적으로 ‘옷을 입지 않아도 되는 누드 해변’이 한 곳도 지정되지 않은 유일한 주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1960년부터 퀸즐랜드 선샤인코스트에 있는 알렉산드리아베이 등 몇몇 해변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알몸 수영과 일광욕을 즐겨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 가이드북인 론리플래닛에도 알렉산드리아베이를 “아마도 모든 호주의 ‘누드 해변’ 중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16일께 경찰은 고의적 노출을 적발, 7건의 벌금(총 287호주달러·약 24만7500원)을 부과하고 4건에 대해선 경고조치를 했다. 경찰은 이러한 단속이 알렉산드리아베이 주변에서 음란 행위에 대한 민원이 여러 건 공식적으로 제기된 후 시행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알렉산드리아베이에서 기존처럼 누드 비치를 즐긴 은퇴한 미술 교사인 68세의 여성 에디스는 고의적 노출에 대한 경고 통지서를 받았다. 그녀는 “처음 누사국립공원안에 있는 알렉산드리아베이를 알게된 1970년대부터 이곳은 나에게 명상하고, 모래찜질을 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비타민D를 흡수하고, 그림에 영감을 주며 삶과 하나가 되는 장소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누드 비치를 주로 사용하는 자연주의자들은 경찰의 단속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퀸즐랜드자연주의자연합은 이번 단속 조치가 비공식이지만 암묵적으로 용인됐던 자연주의자들의 공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며 경찰을 비난했다.
주정부 의원 샌디 볼튼은 알렉산드리아베이의 누드 비치 합법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참여한 973명 중 820명이 합법적인 누드 비치를 허용하도록 하는 주법의 변경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