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퇴사 절차를 대신 진행해 주는 사직 대행 업체가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직 대행업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직 대행업체는 직장을 그만두려는 퇴사자가 경영진의 압박에 대처하고, 임금 체불을 피하는 등 퇴사 관련 절차를 대신 진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로 퇴직 의사를 밝혀도 회사 측이 결재를 미루거나 상사와의 갈등으로 퇴직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은 젊은 층 인구 감소로 인해 고용과 사직이 더욱 복잡해졌다. 경기 침체 등으로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퇴사할 때 눈치를 보는 직원이 증가한 것이다.
일부 기업은 퇴사를 막기 위해 임금을 공제하거나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심지어는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이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고용주는 사직서를 찢어버리는 등 행동을 하기도 한다.
도쿄에 본사를 둔 한 사직 대행업체는 이와 관련한 사례 몇 가지를 공개했다.
업체에 따르면 한 고용주가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자, 업체가 개입해 고용주에게 급여 미지급은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고용주는 “갑작스러운 사직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했다”며 “일자리 공백에 대해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직 후 상사로부터 생명보험에 가입하고 자살하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직원도 있었다.
해당 직원은 “사장은 틱톡에서 팔로워 2만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의 영상 속 행동과 외모를 보면 사직 대행업체를 쓰지 않고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못할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고 하소연했다.
사직 대행업체의 서비스 비용은 통상 2만5000~5만엔(약 21만~42만원) 정도지만, 직원의 참여 방식에 따라 1만2000(약 10만원) 수준까지 저렴해질 수 있다.
또한 사직 대행업체는 법률 준수와 효과적인 분쟁 관리를 위해 로펌이나 노동조합과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SCMP는 설명했다.
이 같은 서비스에 중국의 젊은 노동자들 또한 크게 공감했다.
누리꾼들은 “이를 일본 드라마로 만들어 중국 온라인에 수출해 달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