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되면서 마리화나 흡연은 더 이상 화젯거리에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마리화나가 보편화되고 있다.
집주변이나 거리에서 또는 운전 중에 마리화나를 흡연하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요즘 세태다
하지만, 여전히 연방정부의 금지 약물인 마리화나를 개인 공간이 아닌 사무실에서 목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
최근 한인타운 사무실에서 일하는 20대 밀레니얼 한인들을 중심으로 마리화나 소량 재배가 마치 화초 재배 취미인 것처럼 확산되고 있다.
한인타운 사무실에서 일하는 40대 한인 최모씨는 최근 한 신입사원 책상 위에서 희한하게 생긴 화초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최씨는 “신입사원 젊은 친구가 화초 재배 등에 관심이 있는 줄 알았고, 책상 한 켠에 만들어진 스탠드에서 2주만에 싹이 트는 모습을 보면서 젊은 친구가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화초가 다름아닌 마리화나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얼마 전 사무실을 다녀간 거래처 손님이 이 신입사원의 책상을 보더니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참 좋네요. 직원이 마리화나를 재배하는 것도 봐주고”
최씨는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신입사원에 물었더니 대답은 역시 마리화나라는 것이었다.
더 큰 충격은 이 신입사원의 태도였다. “뭐가 문제죠”라는 표정의 이 신입사원을 보면서 최씨는 자신이 꼰대가 됐나하는 자괴감을 느꼈다.
최근 직장내 상사들이 신입사원들이나 후배 직원들에게 뭔가 일 외적인 것을 묻거나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면 ‘라떼”꼰대”노인네’ 등등의 말을 듣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궁금해도 참았더니 마리화나로 뒤통수를 맞은데다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신입사원의 표정에서 얼굴에 펀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최씨는 “캘리포니아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 되고, 길거리 어디에서도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하는 세상인데 이 마리화나는 어떻게 시작됐네 이런 얘기 해 봐야 ‘라떼”꼰대’라는 소리 들을 것이 뻔해 말하기도 싫지만 사무실서 마리화나 재배는 좀 심한 것 아닌가요”라며 맞장구 쳐주기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이 신입사원의 그 뒷말은 더 걸작이었다. “친구들도 다 이 기계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재배도 하고 있어요. 전기세도 많이 안 나오고 회사 물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씨는 먼저 묻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물었으면 자신이 회사 전기세를 걱정하고, 물세를 걱정하는 영락없는 ‘꼰대’가 될 뻔 했다는 것이다.
최씨 사무실의 20대 신입사원 처럼 직장이나 집에서 마리화나를 화초키우듯이 재배하는 젊은 한인들이 늘고 있어 40대, 50대 1세 한인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이 신입사원의 마리화나 사무실 재배는 적법하지는 않다.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관련 주법에 따르면, 21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비판매용 마리화나를 제한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단, 재배하는 마리화나가 6그루를 넘을 수 없고, 이를 판매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또, 실내 재배는 차고나 그린하우스처럼 별도의 부대공간이 있어야 하며, 키우는 마리화나가 외부에서 보이게 해서도 안된다.
<이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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