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유명 교회의 찬양 가수와 목사의 의상과 패션 액세서리를 찍어 그 가격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려 신앙과 돈벌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벤 커비라는 사람의 스토리를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19년 어느 일요일 아침, 댈러스 자신의 집 소파에서 샬럿에 위치한 유명 교회인 Elevation Worship 목사의 예배와 찬송 영상을 유투브로 보던 벤 커비는 리드 싱어의 Yeezy 스니커즈가 그의 한달 렌트비에 달하는 가격인 것으로 알아챘다.
커비는 400명의 팔로워를 가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Elevation Worship, 대체 교회의 가수에게 얼마를 지불하기에 800달러의 신발을 살 수 있는거지? 월급 좀 알려줘!”라는 포스트를 올렸다.
이어서 커비는 이 교회의 목사이자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 중 하나인 스티븐 퍼틱은 매주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사입을 수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커비는 새로운 인스타그램 어카운트 @PreachersNSmeakers를 만들어 목사들의 스크린샷에 이들의 의상이나 신발의 가격표를 더해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곧 이 계정의 팔로워는 10만명을 넘어섰다.
포스팅에 따르면 시애틀의 주다 스미스 목사는 3,600달러의 구찌 자켓, 댈러스의 T.D. 제이크 목사는 1,250달러의 리씨 악어 벨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 목사이자 가장 많은 디자니어 아이템을 장착하는 폴라 화이트는 785달러의 스텔라 매카트니 스니커즈 등을 신고있었다.
처음에 재미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커비는 점차 부, 사회계층, 소비지상주의 등과 더불어 예수를 찬양하는 행위로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 등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게 됐다.
올해 31세인 커비는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 마케팅 MBA를 취득했으며 초교파 예배당에 다니고 있으며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로 칭한다.
커비는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의 목사가 의사였던 아버지의 1년치 십일조에 달하는 할리 데이비슨 크루저를 타고 나타났을 때 성공적인 목회와 비즈니스 간의 선이 희미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의 새 저서에서 커비는 전국 목사들의 새로운 트렌드는 오버사이즈 안경, 타이트한 진, 고급 신발로 교회가 아닌 로컬 칵테일 바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정장을 차려입고 성가대를 지휘하는 목사들의 모습은 이미 예전 일로 요즘은 U2 음악이 흐르고 LED 라이트가 번쩍이며 심지어 욕을 하는 목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이제 수많은 소셜미디어 팔로워들을 거느린 일부 유명 목사들은 더이상 목사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연설자, 기업 코치, 리더십 컨설턴트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사들의 지위는 계속해서 높아져 그들만의 입구, 주차장, 보안 인력은 물론 어느 교회에서는 목사의 성경을 들고 다닐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몇년간 목사와 셀러브리티의 경계 역시 모호해져 수많은 헐리웃 스타들이 유명 목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
“Guaranteed Pure”의 저자이자 역사학자인 팀 글로지에 의하면 종교에서 패션은 언제나 중요한 주제였다.
특히 카톨릭의 예배 의상은 2018년 메트 갈라의 테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세기 초, D.L. 무디라는 복음주의자가 예배 의상이 아닌 일반 의상을 입고 목회 자리에 처음 서면서 자신을 목사보다도 사회적 존경받는 리더로 칭한 것이 오늘의 트렌드의 시초였다고 분석했다.
연방 노동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성직자의 평균 연봉은 53,180달러. 하지만 커비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일부 목사들을 위주로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대부분의 유명 목사들은 베스트셀러 책과 앨범의 저작권자이기도 해 저작권 수입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회의 이름이나 스피릿이 적힌 티셔츠나 양말 등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교회들은 교회의 정확한 연 수입을 공개하지 않는다.
커비는 2019년 자신이 포스팅했던 존 그래이 목사의 Nike Air Yeezy 2 Red Octobers가 지금은 리세일 마켓에서 5,600달러에 달한다며, 이같은 이유 때문에 신발 회사에서 선물로 고가의 신발을 받는 목사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커비는 기독교가 패션이나 셀러브리티들과 작별하길 바라지는 않지만 투명성과 신뢰성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