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와의 전쟁 참전용사 3만명 극단적 선택…전사자의 4배
미국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됐다 정신적 후유증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참전용사가 전투 중 사망한 전사자의 4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브라운대 왓슨연구소 홈페이지에 따르면 연구소는 ‘9·11전쟁 이후 미 군인 및 참전용사의 높은 자살률’ 논문에서 ‘테러와의 전쟁’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참전 용사는 3만177명으로, 전사자 7057명의 4.28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논문은 정부 데이터와 2차 문헌 및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했다.
이 연구는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했던 18세~34세 미군의 자살률이 2005년 이후 76% 증가한 일반인 자살률의 2.5배 이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소는 트라우마, 스트레스, 군대 문화와 훈련, 지속적인 총기 사용, 완전한 민간인 삶 복귀로의 어려움 등 복합적인 요인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사제 폭발물 노출 급증과 이로 인해 수반되는 외상성 뇌 손상, 현대 의학 발전에 따른 정신적 치료 후 최전선 복귀 등은 테러와의 전쟁 이후 나타난 특이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중적인 정신적 외상과 만성 통증, 지속적인 신체적 부상 조합 역시 극단적 선택을 하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미 국가보훈처(VA) 연구에 따르면 ‘외상성 뇌 손상'(TBI)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병력은 자살률을 각 1.5배와 2.8배 높인다고 밀리터리타임스는 전했다. 두 가지 병력을 함께 앓는 경우 3.3배 증가한다.
밀리터리타임스는 “극단적 선택을 추적하는 국가 데이터베이스(DB)가 없고 종종 원인을 다른 이유 때문으로 파악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 수치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는 이들에게 단순히 사의를 표하는 것 외에 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왓슨연구소는 올해 초 20년 간의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된 직·간적접적 인적·물적 비용을 추산한 ‘전쟁 비용’ 연례 보고서에서 군인 및 민간인 등 약 90만 명이 희생됐고 1경원(약 9358조4000억원)이 소요됐다고 밝힌 바 있다.
9.11테러로 시작한 이 전쟁은 미국의 가장 길었던 전쟁으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8월31일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을 끝으로 20년 간의 전쟁을 공식 종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