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 초강경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3주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CNN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서방의 제재가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채무불이행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조치 부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주요 7개국(G7) 국가들의 새로운 규제와 러시아 정부의 루블화 보호를 위해 도입한 자본통제 등을 언급했고 추가적인 등급 하락도 경고했다.
이는 국가가 디폴트 상태에 빠지고 있다는 경고보다 겨우 두단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경제 제재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크게 실패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In #StPetersburg, #Russia, the police detained a well-known survivor of the Siege of Leningrad Yelena Osipova at an anti-war #protest: pic.twitter.com/QFhPrWKcCo
— Alex Kokcharov (@AlexKokcharov) March 2, 2022
전날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일제히 강등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전방위적 제재가 러시아의 신용 펀더멘털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정부부채 상환 의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루블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에 도달했으며 분석가들은 매우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스크바 주식 시장 거래도 4일째 중단됐으며 러시아 20대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800억달러(약 96조원) 넘게 증발했다고 CNBC는 전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탈러시아’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에 17개 매장을 둔 이케아가 러시아에서 매장 폐쇄를 발표했다. 이케아는 “이번 분쟁이 인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공급망과 거래 조건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서도 영업을 중단했다.
앞서 완성차업계에선 포드·GM·폭스바겐, 항공사의 경우 보잉·에어버스, 빅테크의 경우 애플·페이스북·넷플릭스·유튜브가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
또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소니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업계, 머스크와 MSC 등 글로벌 해운사,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대형 에너지 기업도 탈러시아를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세계 금융 시스템을 무기화했다. 지난 며칠 동안 자국 금융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수천달러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경제와 금융 시스템을 해체할 만큼 충분히 가혹하다”고 말했다.
CNN은 “러시아인들이 극적인 생활 수준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수준”이라며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고립되면서 완제품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의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국제적인 제재를 러시아가 장기간 버티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와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에 부과한 광범위한 제재를 러시아 경제가 견딜 수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3주를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35%를, 연간으로는 -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998년과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급격한 둔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