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밀 비축량이 10주치 밖에 남지 않았다는 추산 결과가 나오면서 기근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과 미 농업전문지 팜저널에 따르면 농업데이터 생성 및 공급업체 그로인텔리전스는통상 전 세계 밀 비축량은 연간 소비량의 33%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기준 파악한 전 세계 밀 재고량은 연간소비량의 20% 수준이었다. 이는 전 세계가 10주치의 밀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로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 사라 멘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밀 생산지역의 가뭄 상황이 맞물려 정확한 추정치 도출을 위한 합계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황은 2007년과 2008년에 경험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 비료에 대한 접근도 매우 제한적이고, 전 세계 밀 생산 지역의 가뭄은 과거 20년 이상의 기간보다 가장 극심했다”고 부연했다.
이 소식은 우크라이나가 2000만t의 곡물을 저장해놓고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프로파머의 정책 분석관 짐 위제마이어는 러시아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에 있는 주요 곡물 수출터미널을 파괴하면서 차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약 98%가 흑해 항구에서 유입됐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 항구들은 러시아의 해상 봉쇄로 폐쇄됐고 창고, 철도, 다른 주요 수출 기반 시설들이 러시아의 공격 표적이 되고 손상됐다”고 강조했다.
비제마이어는 미국이 세계 14개국(대부분 아프리카)에 러시아가 훔친 우크라이나 밀로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경고함에 따라 긴장이 계속 가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척의 러시아 화물선이 굶주리고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팔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밀을 훔쳐서 수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달 12일 올해 밀 예상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적으로 7억7500만t의 밀이 생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1년에 비해 4만t 감소한 수준이다.
농무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50% 감소하고 러시아의 경우 전년보다 약간 더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가뭄으로 인해 인도는 지난해보다 밀 생산량이 11만t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애런 스미스 교수는 “미국이 주시해야 할 나라는 중국”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교수는 “미국 농무부는 2022~2023년 작황이 끝날 때 쯤이면 전 세계 밀 비축량이 소비량의 34%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재고의 절반 이상이 지난 몇 년 간 곡물 비축량을 늘려온 중국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추정한다고 가정할 때 이러한 비축량은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