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의혹으로 외교부의 현지 방문 감찰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 박경재 LA총영사는 부임 초기부터 ‘청와대 낙하산’, ‘정실인사’, ‘보은인사’라는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외교관 경험이 전무한 교육부 퇴직공무원 출신인 박 총영사가 해외 최대 한인 사회가 있는 LA 총영사관 수장으로 느닷없이 임명돼 그의 총명사 임명 배경에 대해 한인들의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부임 초기 박 총영사 스스로 ‘청와대 낙하산’임을 시인하면서 문대통령과의 친분을 공개 석상에서 과시한 적도 있다.
박 총영사는 부임한 지 일주일만인 지난 해 5월 26일 LA 한인 매체 기자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가진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총영사는 “나는 공관장에 지원하지도 않았다. 청와대에서 LA서 일할 생각이 있느냐는 전화 제안을 받았다”며 “내가 한국교육원 예산책정 실무를 해본 적이 있어 기여할 수 있겠다싶어 청와대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힌 것이다.
통상 대사급 외교관이 임명되는 LA 총영사 직책을 지원도 하지 않고, 청와대 전화 한 통화로 내정이 확정됐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시인한 셈이었다.
한인 사회에서는 박 총영사의 외교관 자질과 직무 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한인들도 있었다.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LA시 전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연일 계속되던 당시 부임했던 박 총영사는 한인 업소들을 폭력 시위대로 보호하겠다면서 한인들의 피해신고가 집중됐던 LA 한인회는 배제해 한인 피해 축소 논란을 자초했고, 특정 한인 단체의 보여주기식 행사에만 관심을 보여 눈총을 받기도 했다.
또, 당시 한인 업소들의 피해 현황을 집계하면서, LA 한인회에 보고된 한인 업소들의 피해사례를 포함시키지 않아 한인회와 피해 한인 업주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한인타운에 주방위군이 배치된 것과 관련해서도 한인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한인단체들은 4.29 사태와 같은 폭력사태 재발을 우려해 시정부와 주정부 등에 요청해 한인타운 주방위군 배치를 성사시켰지만 LA 총영사관이 ‘숟가락 얹기’식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산 적도 있다.
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 앞 주방위군이 배치된 지난해 6월 6일 박경재 총영사는 근무 중이던 주방위군 병사를 위문한다며 기념사진 한 장만을 찍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LA총영사관 내부에는 박경재 총영사의 잦은 관저 행사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영사는 부임 후 100여회에 달하는 오찬 또는 만찬 행사를 가졌고, 이들 행사에 업무와 관련 없는 총영사관 직원들을 동원해 공관 업무 규정 조차 숙지하지 못한 공관장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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