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전씨부부는 LA에 거주하는 아들 식구들과 2022년 새해를 함께 보내기 위해 지난해 12월말 LA로 왔다.
매년 아들내외와 손주들이 샌프란시스코를 왔었는데 이번에는 겸사겸사 LA로 부모들이 오기로 한 것이다.
2022년 새해도 함께 맞이하고, 오래간만에 손주들도 보기 위해 쉬엄쉬엄 오래간만에 드라이브할 겸 차를 이용해 LA에 도착했다.
새해를 맞아 떡국도 끓여주고, 간만에 한식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전씨 부부는 한인타운의 한인마켓을 찾았다.
몇가지 찾는 물건이 없어서 물어보려는 순간 전씨부부는 당황했다. 물어볼사람, 물어볼 근무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있었다. 하지만 한인은 없었다.
영어가 서툴지 않은 전씨 부부지만 왠지 어색하다. 대파가 영어로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가물가물하다. ‘그린 어니언‘을 달라니까 자꾸 작은 파들을 보여준다. 답답한 마음에 캐시어로 갔다. 캐시어를 지키는 한인은 없었다. 그리고 매니저도 한인이 아니다. 전씨 부부는 순간 한인마켓이 아닌가? 라는 착각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씨부부는 야채 이름이 매우 생소하지만 이래저래 스스로 찾아다녀야 했다. 버섯도 종류가 많은데 원하는 버섯이 없다. 머쉬룸은 알겠는데 ‘목이버섯‘은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잡채를 하려면 목이버섯이 필요한데 라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생선을 다듬어야 하는데 생선을 다듬는 근무자도 한인이 아니다. 몇인치로 토막내 달라고 해야 하는데… 라며 아내 전씨는 생선부 앞에서 속으로 말을 삼켰다. 말 없이 속만 다듬어 준 채 통째로 가져와 집에서 토막냈다.
정육코너에서도 한국식 갈비탕을 끓여주고 싶은 마음에 한국식 갈비를 부탁하고 싶지만 하필 전씨 부부가 마켓을 찾은 이날 갈비탕용 갈비 포장은 진열대에 없었다. 진열돼 있는 LA갈비를 그냥 골라왔다.
전씨 부부는 매우 당황했다. 이래저래 장을 마친 아내 전씨는 “많이 변했나 싶기도 하고, LA를 다녀간지가 4~5년 된 거 같은데 변한것은 둘째치고, 한인마켓에서 일하는 한인이 없는게 이상하네요“라며 웃었다.
한인마켓에서 근무하는 한인이 최근 크게 줄었다. 시간대를 잘 맞추지 못하면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