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광고에 전기차 광고가 대세가 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35년 이후 부터는 개솔린 자동차 판매가 금지되는 등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고, 최근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센티브(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보조금 지급도 이어지면서 차량을 교체하려는 주민들에게 전기차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각종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투어 전기차를 내놓고 있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TV,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그리고 유튜브까지 전기차 광고는 빠지지 않는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업체들의 차량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 좋은 차를 사겠다는 구매자들의 심리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에서 만든 전기차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7500달러 보조금을 모두 받아도 이쁘지가 않다. 디자인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7500달러 보조금을 포기하고라도 원하는 전기차를 사겠다는 구매자들의 마음인 것이다.
미국산 자동차는 오래전부터 디자인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지, 늘 유럽산과 일본산 자동차에 비해 디자인 측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딜러에 차가 없다.
최근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차량 쇼핑을 시작한 한인 P씨는 “연락하는 딜러마다 차가 없고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으라고 한다. 그나마 내가 원하는 색을 선택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P씨는 “메르세데스 차량이 마음에 들어 남가주 여러곳 딜러에 연락해 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웨이팅 리스트’였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한 딜러는 KnewsLA와의 인터뷰에서 “차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하고 “최근 전기차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폭스바겐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거나 인터넷 문의, 전화 문의를 하는데 2~3개월은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는 어떨까?
테슬라 한 딜러 매니저는 “보통 테슬라는 인터넷으로 바로 딜러와 연결해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주문하면 최소 2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종전의 딜러에서 마음에 드는 차량을 당일 집으로 끌고 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차량 리스를 하던 한인 K씨는 “리스 계약이 끊나가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알아보고 있는데 대기 명단이 너무 길어서 차량 반납 기간내에 잘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아무래도 한번 더 개솔린 차량을 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리스차량을 바꿀 때 전기차로 바꿀 수 있는 찬스를 놓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또 한번 개솔린 차량을 리스한 뒤, 즉 3년뒤에 전기차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판매에 사할을 거는 듯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정부에서는 지원금을 쏟아붓는 등 전기차로의 전환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문제는 전기차가 없다는 것이다.
순서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됐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