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준수를 소홀히 하다 전직 직원들로 부터 노동법 위반 집단 소송에 피소되는 한인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해 리버사이드에 물류처리센터를 운영 중인 대표적인 한국 물류업체 ‘쿠팡’이 최근 2년새 회사를 그만 둔 직원들로 부터 여섯 차례나 집단소송에 연달아 피소된 가운데 한인타운 소재 자영업체 등 크고 작은 한인 업체들에 대한 집단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LA 한인타운 소재 유명 식당 ‘형제갈비’가 길레르모 그리잘바 등 회사를 그만뒀거나 재직 중인 다수의 전현직 직원들로 부터 노동법 위반 소송에 피소됐다.
지난 2015년부터 이 식당에서 ‘접시닦이’ 직원으로 일하다 2021년 3월 해고된 그리잘바씨 등은 연속 근무 6시간 마다 제공되어야 하는 휴식시간과 식사 시간을 제공받지 못해 형제갈비 식당이 산업복지 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지난 2021년 6월 LA 수피리어 법원에 소송을 제공했다.
또, 그리잘바 등 원고들은 소장에서 이 식당에서 근무할 당시 최저임금과 오버타임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이 식당 업주가 식당 내부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이 휴식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도록 감시했으며, 종이로 된 타임카드를 작성하고서도 기록된 시간 만큼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근무 시간을 누락시켜 미지급한 임금과 오버타임 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그리잘바 등 이 식당 전현직 직원들은 법원에 집단소송을 요구해 승인을 받았으며 오는 10월 집단소송 합의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노동법 소송에 피소된 한인 업체는 이 뿐만 아니다.
의료용 마사지 체어 등으로 유명한 LA 한인 업체 ‘세라젬 인터내셔널’은 해고된 매니저급 직원으로부터 지난 3월 노동법 위반 소송에 피소됐다.
지난 2022년 1월 이 업체의 세리토스 매장 직원으로 채용된 무슬림 여성 야스민 마수드는 지난 1월 이 업체 김모 업주로 부터 “너무 어리다”(too young)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마수드는 소장에서 업주 김모씨가 자신을 해고하면서 ‘너무 어리다’는 근거로 자신을 해고한다고 밝혔으나 자신을 해고한 실제 이유는 자신이 ‘무슬림 여성’이었기 때문이라며 이 업체가 자신을 종교와 젠더,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또, 마수드는 이 업체가 한인 남성이나 백인을 선호해 직원 대부분이 한인들이었으며 같은 매니저 직급인 경우에도 한인 남성이나 백인 직원이 자신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았다며 인종 차별을 받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마수드는 카타르 출신 여성으로 평소 히잡을 착용했다.
원고 마수드씨는 소장에서 세라젬에서 성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 출신국가 차별을 당했으며, 임금 지급에서도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마수드씨가 세라젬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집단소송으로 확대돼 다른 전현직 직원들이 소송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인 업체들이 줄줄이 노동법 위반 집단소송에 피소되고 있는 것은 한인 업체들이 여전히 노동법에 무지하고, 노동법 준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노동법 변호사는 “한인 업주들의 노동법 인식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낮아 한인 업체들에서 크고 작은 노동법 위반 사례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인 업체들이 집단소송에 피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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