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종업원들의 신분을 도용해 100만 달러에 달하는 사기 행각을 벌였던 북가주 출신 한인 여성의 신분도용 범죄 사례가 미 로스쿨 부교재에 대표적인 신분도용 범죄 중 한 사례로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한인 여성은 신분도용 범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 출소해 남가주에서 유력 ‘큰 손’ 사업가 행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신분 도용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본지가 최근 한 독자의 제보를 받아 확인한 결과 신분도용 관련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마틴 비겔만 교수의 ‘신분도용 핸드북'(Identity Theft Handbook)에 한인 여성 크리스티나 김(한국명 김경희)씨의 사기 행각이 대표적인 신분도용 범죄 중 하나로 상세히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미국내 여러 법학대학과 로스쿨들에서 신분도용 범죄 관련 부교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책으로 저자는 애리조나 주립대 샌드라데이 오코너 법학대학의 마틴 비겔만 겸임 교수이다.
비겔만 교수는 이 책에서 샌프란시스코 인근 아카타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한국 유학생 출신 직원들의 신분을 훔쳐 7년에 걸쳐 100만 달러 이상을 착취하한 김씨의 사례를 2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다.
비겔만 교수에 따르면, 김씨는 한국 유학생 출신 식당 종업원들이 고용 당시 제출한 소셜시큐리티번호, 운전면허증, 생년월일 등의 신분정보를 이용해 다수의 크레딧 카드를 발급 받아 100만달러 이상을 빼냈으며, 이 돈으로 값비싼 디자이너 의류와 명품 핸드백과 구두, 보석 등을 구입하는데 흥청망청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업주인 김씨에게 거액의 신분도용 사기 피해를 당한 김씨의 식당 종업원들은 12명으로 대부분 북가주 험볼트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이었다.

또, 김씨는 자신의 종업원들 뿐 아니라 가족들의 신분까지 도용해 건축자금을 마련했는가 하면 한국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도난 당했다는 허위 신고로 80만달러-100만달러에 달하는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고 비겔만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김씨의 대담한 사기 행각을 지적하기도 했다.
보험금을 받아 챙기기도 했던 것으로 보상금을 챙겨 자신의 주택이나 고가의 보석 구입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년에 걸쳐 종업원 12명의 신분을 도용해 100만달러가 넘는 거액을 착취한 김씨는 은행사기, 우편사기, 신분도용 중범 등 51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됐으며 혐의들 중 49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시인해, 지난 2007년 12월 연방 교도소 54개월 수감형을 선고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겔만 교수는 이 저서에서 김씨의 신분도용 범죄가 범죄학의 ‘포테이토칩 이론’에 딱 들어맞는 사례라며, 김씨는 신분도용에 중독된 범죄자라고 지적했다.
‘포테이토칩 이론’은 사기꾼이 자신의 사기 범죄가 들통나지 않고 성공하게 될 수록 자신이 무적이라는 믿음이 강화돼 사기범죄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개념으로 개인이 동일한 수준의 만족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양의 물질을 요구하는 중독에 대한 내성의 개념을 반영하는 범죄학 이론이다.
법학 교재에 소개될 정도로 대표적인 신분 도용 사기범으로 소개된 김씨는 연방 교도소 출소 후 남가주로 이주해 현재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 유명 쇼핑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가주 아카타 지역에서 한식당 ‘조선 하우스’를 운영했던 김씨를 잘 안다고 밝힌 북가주 출신 한인은 “김씨가 현재 남가주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대형 식당 인수를 시도했던 것으로 안다”며 “김씨가 종업원이나 주변 지인들을 제물 삼아 또 다시 신분도용 범죄 행각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는 지 걱정스럽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