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 중 한 명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무단으로 한국 정부를 대리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을 두고 미 연방수사국(FBI)은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됐다”고 17일 밝혔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크리스티 M. 커티스 FBI 국장보(Assistant Director) 대행은 이날 “전직 중앙정보국(CIA), 백악관 관리였던 수미 테리는 한국을 위한 미등록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체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티스 대행은 “테리는 10년이 넘는 기간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싱크탱크에서의 지위를 악용해 외국 의제를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며 “돈과 고급백을 대가로 미국 정부의 민감한 정보를 한국 정보당국에 제공하고, 한국에 유리한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체포는 FBI가 해외 간첩들과 공조해 우리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누구라도 추적해 체포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데미안 윌리엄스 연방검사도 “이번 기소는 해외 정부에게 그들의 전문성을 팔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공공정책 담당자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하고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은 전날 미국 뉴욕에서 테리 선임연구원을 체포했고, 한국 정부를 대리해 일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약 10년에 걸쳐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로부터 고급 가방과 의류, 현금을 제공받고 미국 정부의 내밀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일례로 검찰은 테리 선임연구원이 2022년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재한 비공개회의에서 내용을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활동의 대가로 루이뷔통 핸드백, 돌체앤가바나 코트, 고급 식당에서의 식사 대접 및 최소 3만7000달러 가량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이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의 최근 사임과도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소장에는 테리 선임연구원이 국정원 소식통과 “이전에 CIA와 국가정보위원회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한국 문제 담당 국무부 고위 관리와 긴밀한 관계”에 대해 얘기하며 미국 관료들과 관계를 과시하려 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 관리가 누구인진 명시되지 않았지만, 지난 5일 6개월여 만에 사임한 박 전 부차관보와 이력이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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